이렇듯 약속의 때가 차서 태어날 이 아기는 이러한 희망을 완전히 나타내고 있는 이름을 지니고 있습니다. 즉 ‘하느님께서 우리와 함께 계시다’라는 이름입니다. 하느님이 가까이 계심은 어떤 물건이나 장소를 통해 드러나는 것이 아니라 하느님의 본성을 지닌 분을 통해 드러나게 될 것입니다. 하느님께서는 그를 통해, 그의 안에서, 그 어느 때보다도 밀접하게, 그리고 보다 현실적으로 가까이 현존하십니다. 이는 오늘날 오직 아버지께서 파견하신 ‘영’, 우리 ‘죄’를 속량하여 주시기 위하여 고난을 받으시고, 죽으시고, 부활하신 영께서 오늘 지금 우리와 함께 계심을 믿는 이들에게 현실화가 될 것입니다.
성자이신 나자렛 예수님의 이 ‘예수’라는 이름은 그분을 믿고 신앙하는 우리들의 이름이 되기도 합니다. 왜냐하면 우리가 예수님의 이름으로 아버지 하느님께 기도할 때, 하느님은 우리 각 개인 안에서, 당신 아들을 찾고 계시기 때문입니다. 우리가 예수님의 말씀을 모시고 그 말씀을 삶으로 신앙할 때, 우리는 또 다른 예수님이 되기 때문입니다. ‘이름’이 지닌 의미 그대로 예수님의 존재가 우리 안으로 옮겨오시기 때문입니다.
‘탄생’이라는 그리스 말은 ‘게네시스’라고 하는데, ‘창조’라는 뜻도 담고 있습니다. 예수님의 탄생은 이 세상에 대한 새 창조를 의미합니다. 매일 새 창조의 삶을 살기 위하여 그리고 예수님의 이름으로 이 새 세상을 새 인간으로 살아가기 위해, 예수님께서 우리 안에서 우리를 새 인간으로 바꾸어 주시도록 예수님의 이름으로, 아버지 하느님께 성령을 청하면서 성탄의 깊숙한 말씀 속으로 들어갑시다. 아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