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도 바오로 따르는 삶 재다짐
한국 바오로 가족 수도회 '바오로 가족 축제' 열어
2009.05.03 발행 [1017호]
"그때 다마스쿠스에 가는데 갑자기 눈이 안 보이는 거 아닙니꺼. 그때 진짜 참말로 하나도 안 보이데…. 죽는 줄 알았심더."(사회자)
4월 25일 서울 강북구 미아9동 성 바오로딸 수도회 본원. 이마가 훌렁 벗겨진 모습이 한 개그 프로그램 '분장실의 강 선생님' 출연자 같은 키작은 바오로 사도와, 우락부락한 덩치 큰 바오로 사도가 서로 자신이 진짜라며 아옹다옹하는 모습에 수녀ㆍ수사들이 배꼽을 잡는다. 무대 위에 올라 경상도 사투리까지 섞어가며 구수한 입담을 선보이는 사회자는 다름 아닌 수녀들이다.
바오로의 해를 누구보다 의미 있게 보내고 있는 선한 목자 예수 수녀회 등 한국 바오로 가족 수도회는 이날 '바오로 가족 축제'를 열고, 사도 바오로를 따르는 삶을 재다짐하며 기쁨을 나눴다.
한국 바오로 가족 수도회는 지난해 초부터 바오로의 해를 맞아 사도 바오로의 삶을 묵상하며, 기도하고 실천하면서 수도자로서 정체성을 확립하고 쇄신과 발전을 꾀하고자 △바오로 서간 필사 △UCC 공모전 개최 △성화 및 미술작품 제작 등 사도를 기리는 다양한 자체 행사를 벌여왔다.
코린토와 테살로니카, 카발라 등 바오로 사도 전교지를 순례한 김동주(성 바오로 수도회) 수사의 '내가 체험한 바오로 사도' 특강으로 막을 올린 이날 축제는 수도회 회원들의 UCC 작품 상영, 퍼포먼스, 기악과 합주, 연극, 콩트, 노래, 미사 등으로 진행됐다.
특히 성 바오로딸 수도회 청원자들의 연극 'In Christ'는 사도 바오로의 다마스쿠스로 가는 길에서의 그리스도 체험을 사실적으로 표현해 보는 이들의 눈물샘을 자극하기도 했다.
박 마리아(스승예수의 제자 수녀회) 수녀는 "바오로 사도의 삶을 따르려는 존재가 되려는 수도자들이 함께 모여 보이게 또는 보이지 않게 사도의 열정을 체험하고 함께 나누는 뜻깊은 자리였다"고 말했다.
서영필(성 바오로 수도회) 신부는 미사 강론에서 "수도자들이 자신의 자리에서 가장 행복한 모습으로 살아가는 것이 그리스도의 세상을 끝까지 전할 수 있는 가장 큰 힘"이라며 "한국 바오로 가족 수도회 모든 수도자가 바오로 사도처럼 기쁨과 희망, 열정이 가득한 증인이 되자"고 당부했다.
한편 한국 바오로 가족 수도회는 6월 9일 배론성지로 수도회 가족 성지순례에 이어 6월 29일 서울 강북구 미아동 성 바오로 딸 수도회 새 성전에서 바오로의 해 폐막미사를 봉헌한다.
이힘 기자 lensman@pbc.co.kr
출처 : 가톨릭평화신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