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톨릭 쉼터] 구도자의 하루
당신만을 사랑합니다
발행일 2002-02-03 [제2285호, 7면]
『댕…댕……댕…』
새벽 6시, 삼종을 알리는 종소리가 어둠의 적막을 깨고 수도자들의 하루를 연다.
이어 영혼을 울리는 성무일도가 하늘에 닿을 듯 고요히 울려퍼진다. 공동기도는 하나의 소리가 돼 하늘에 다다르고 이른 아침 봉헌되는 거룩한 미사성제는 수도자들의 영성의 원천이 된다.
봉헌
서울 강북구 미아9동에 위치한 스승 예수의 제자 수녀회. 그들은 오늘도 「길이요 진리요 생명이신 스승 예수를 살고 전하기」를 다짐한다. 드러나지 않는 생활과 성체조배로 온 인류와 바오로 가족 수도회를 양육하고 지탱하는 사명을 지닌 스승예수의 제자 수녀회 수도자들은 이렇게 기도와 미사로 아침을 시작한다.
아침식사가 끝난 뒤 70여명의 수녀들은 각자 맡은 사도직 활동에서 봉헌의 의미를 되새기고 주님의 도구가 됨을 기억한다. 전례에 관계된 모든 것을 제작, 보급하는 것, 사제들이 사제직분을 충실히 살수 있도록 기도와 희생의 삶을 사는 것, 성체조배로 인류의 모든 죄를 속죄하고 은총을 기원하는 것, 이것은 스승 예수의 삶을 따르기 위해 그들이 살아가는 방식이다.
끊임없이 이어지는 기도
이 가운데서 24시간 계속되는 성체조배는 스승예수의 제자회를 이끌어가는 힘이요 바오로 가족 수도회를 지탱해주는 버팀목이며 인류의 구원을 위해 봉헌하는 구도자의 끊임없는 외침이다.
성체의 사도, 감실의 등불이라 불리는 수녀들은 밤을 새워가며 기도했던 예수와 창설자의 기도와 일치를 이루며 마리아와 함께 예수 그리스도와 인간 사이의 중재자로서 성체조배를 이어간다. 저녁 6시 공동기도를 봉헌하고 일과를 정리하며 하루는 닫지만 성체를 향한 이들의 기도는 쉼 없이 계속된다.
교회의 심장이며 영성의 원천인 수도회. 그 깊고도 아름다운 영성의 샘은 바로 이른 새벽 세상을 고요히 일깨우는 기도와 세상이 잠자는 깊은 밤에도 계속되는 성체조배에서 시작될 것이다.
영성의 샘은 마르지 않는다. 세상을 향한, 구원을 위한 수도자들의 기도가 영원히 끊어지지 않기 때문이다. 영원히….
이진아 기자
출처 - 가톨릭신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