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년 9월 14일 (화) 성 십자가 현양 축일
1845년 4월 6일 서울에서 리브아 신부님께 보낸 김대건 신부의 열한 번째 편지입니다.
이 서한에서 우리가 새겨야 할 영성은 하느님 나라에 대한 굳건한 증언과 순교 정신입니다.
공경하올 리브아 신부님께
(기해박해 상황에서) 신부님들은 주교님의 명령에 순명하였고 또 탈출할 수도 없
었습니다. 물론 일시적으로 피할 수는 있었겠지요. 그러나 당신들이 구하여고 온
양들을 위하여 환난을 무릅쓰고 죽음의 길을 떠났습니다. 그러므로 제가 판단할
때 그것은 과오가 아니라 덕행이었습니다.
신부님들은 죽음의 길로 떠날 준비를 하였습니다. 신자들이 몰려와 목자들을 바
라보면서 자기들을 고아로 남겨놓고 죽음의 길로 가지 말라고 슬픔에 젖어 간청
하였습니다. 신부님들은 어머니와 같은 애정으로 성경 말씀을 들려주면서 그들
을 위로하였고, 자기들은 웃어른의 명령으로 죽음의 길로 간다고 타일렀습니다.
신자들은 신부님들을 만류할 수 없음을 알고 자기들도 따라갈 수 있게 해 달라고
눈물로 애원하였으나 신부님들은 허락하지 않았습니다.
마침내 신부님들은 미사성제를 봉헌한 다음 길을 떠나기 전 양들에게 마지막 작
별인사를 하였습니다. 신자들은 더 이상 목자들을 뵐 수 없게 되었음에 통곡하였
습니다.
서울에 끌려온 신부님들은 존경아올 주교님을 뵙고 나서 모두 의금부에 투옥되
었습니다........ 그들은 조국으로 돌아가라는 명령을 받았으나 이를 받아들이지
않았습니다. 그들은 하느님을 저버리라고 경고를 받았지만 더욱 큰 소리로 하느
님을 증언하였고, 신자들을 신고하라는 강요를 받았으나 이를 무시하였습니다.
그들은 모두 형벌을 극복하고 사형을 선고받아 1839년 9월 21일 거룩한 피를 흘
려 순교함으로써 하늘나라로 개선하였습니다. 거기서 그들은 영원히 다스릴 것
입니다.
열한 번째 편지 서울에서, 1845년 4월 6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