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캐오는 예리코에서 그의 밑에 많은 세금 징수원들을 거느리고 있었음에 틀림없는 인물입니다. 그런데 자캐오는 예수님을 모신 후, 이렇게 말합니다. “보십시오, 주님! 제 재산의 반을 가난한 이들에게 주겠습니다. 그리고 제가 다른 사람 것을 횡령하였다면 네 곱절로 갚겠습니다.”(루카 19,8)라고 공식 선언합니다.
유다교 율법에서는 남의 물건을 훔쳤으면 갑절로 보상을 해야 하고, 불의하게 착취하였거나 잘못을 하여 손해를 끼쳤다면 전액보상과 함께 1/5을 더 보태어 보상을 해야 하며 이에 상응한 속죄 예식을 사제 앞에서 거행해야 합니다(탈출 22,3.6; 레위 5,21-24; 민수 5,6-7). 그리고 로마법에는 명백하게 겉으로 드러난 절도행위에만 벌금이 있었다고 합니다.
자캐오는 전 재산의 1/2을 가난한 이들에게 주겠답니다. 겉으로 드러난 명백한 죄가 아닌 ‘횡령’, 간접적인 죄까지 전액보상이 아니라 네 곱절로 갚겠다고 예수님 앞에서 선포합니다. 그의 회심은 율법 규정이 요구하는 바를 최대한으로 이행하려는 마음가짐으로부터 시작합니다.
자캐오가 결심한 것은 율법보다도, 로마법보다도 그 이상의 ‘마음의 법’으로 회심을 실천하겠다고 모든 사람들이 보는 앞에서, 주님께 공공연히 선포합니다.
그가 선포한 것을 말로만이 아니라 생각만으로도 아니고, 그의 전 삶을 통해 실천하였기에 오늘날까지 그의 회심은 우리에게까지 전해지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