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31(연중 제 22주간 화요일 ) 성 김대건 신학생의 여섯 번째 편지-2
2주간 - 같은 그리움을 지닌 이들의 도움 : 진흙 길에서 만난 손길
< 이 서한에서 우리가 새겨야 할 영성 : "일시에 모든 목자를 잃은 조선의 불운함에도 희망을 잃지 않음입니다." >
지극히 공경하올 앵베르 주교님은, 이미 오래전부터 시작된 배신자와 포졸들의 수색으로 수원이라는 곳에 은신
하셨는데 유다(김여상)가 지옥의 심부름꾼들을 거느리고 그곳에 당도하자 더는 피신할 수 없음을 아시고 스스로
포졸들 앞에 나가시어 재판소로 끌려가셨다고 합니다. 모방, 샤스탕 두 분 신부님도, 자수하지 않으면 천주교인이라는
이름까지 전멸될 것이라는 말을 주교님이 들으시고 편지를 보내어 두 분 신부님을 서울로 불러올려 다 같이 한날
에 순교의 화관을 받으셨다 합니다.
오! 이분들은 참으로 찬란한 영광을 받으셨습니다. 그리스도의 깃발 아래 용맹하게 싸워 승리를 얻은 후 황제의 붉은
옷을 몸에 두르고 머리에는 면류관을 쓰고 천상 성소에 개선 용사로서 들어가셨을 것입니다.
그러나 조선은 얼마나 불행한 땅입니까?
그렇게나 여러 해 동안 목자들을 여의고 외로이 지내다가 갖은 노력 끝에 가까스로 맞이한 신부님들을 일시에 모두
잃었으니 조선을 얼마나 불운합니까? 적어도 한 분만이라도 남겨두었더라면 좋았을 것을, 모두 다 삼켜버렸으니
조선은 참으로 안타깝고 괘씸합니다.
- 여섯 번째 편지 요동(백가점)에서, 1843년 1월 15일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