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1(연중 제 22주간 수요일 ) 성 김대건 신학생의 여섯 번째 편지-3
2주간 - 같은 그리움을 지닌 이들의 도움 : 진흙 길에서 만난 손길
< 이 서한에서 우리가 새겨야 할 영성 : "하느님의 자비와 성모님의 보호에 의탁하는 믿음입니다." >
요새는 박해가 멎어서 신자들은 조금 안정을 누리게 되었지만, 신부님들이 안 계시어 마치 목자 없는 양 떼처럼 탄식하며
방황하고 있답니다......주변 상황이 허락지 않아서 그 밖의 소식을 더 오래 물어볼 수가 없었습니다.
메스트르 신부님을 인도하기 위하여 변문으로 되돌아갈 수 있겠느냐고 그에게 물었더니 외교인들의 의혹과 박해의 위험
때문에 불가능하다고 대답하였습니다....그는 저에게 인내심을 가지라고 충고하였습니다.
그리고 선교사 신부님의 입국을 위해 신자들과 함께 만반의 준비를 갖추기 위해 전력을 쏟겠다고 약속하였습니다.
....그리고 어떤 사람이든 조선에 입국할 수 있는지 물어보았더니 그는 국경을 통과하기가 매우 어렵다고 단언하면서
가난한 나무꾼 행세라면 가능할 것 같다고 했습니다. 저는 이쯤 듣고 그가 가지고 온 편지들을 받고 그와 작별한 후 길을
걷기 시작하였습니다. 과연 무사히 통과할 수 있을까 하는 걱정으로 마음이 죄어드는 듯하였습니다.
특히 나무할 칼을 닞어버리고 변문에 놓고 왔기 때문에 더욱 걱정하지 않을 수 없었습니다. 그러나 하느님의 자비에 의지하고,
예로부터 복되신 동정 성모님의 보호에 달아드는 자는 아무도 버림받지 않는다는 것을 탐문하면서 성문을 향하여 갔습니다.
- 요동(백가점)에서, 1843년 1월 15일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