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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례자료실
대림 제 4주일 전례 말씀 묵상
대림 제4주일 나해
제1 독서 2사무 7, 1 – 5. 8ㄷ – 12, 14ㄱ. 16
제 2독서 로마 16,25 – 27
복음 루카 1,26 - 38
두 손을 번쩍 쳐 들고 하늘을 향해 소리쳐 외쳐보고 싶다: “하늘아, 위에서 이슬을 내려라. 구름아, 의로움을 뿌려라. 땅은 열려 구원이 피어나게 하여라.” (이사 45,8) 미사 입당송이다.
간절한 마음으로 아기 예수님이 내 안에 오길 기다리고 있다. 나의 공동체, 우리들의 공동체, 주변 이웃들에게도 오시길 기다리고 있다. 코로나 바이러스를 체험하면서 이제는 나 혼자서는 살아갈 수 없음을 체험한다. 나와 만나는 이웃이 건강해야 나도 건강해 질 수 있다는 진리를 몸으로 느낀다.
오늘 복음은 한국 교회의 수호자, 원죄 없이 잉태되신 복되신 동정 마리아 대축일과 같은 복음이다.
복음에서는 상황과 인물, 배경이 너무나도 확실하게 묘사되어 있다. 하느님께서 생각하신다. 그리고 당신 대리자인 천사를 통해 “일”을 성화시킨다. 천사의 이름은 가브리엘이다. 천사는 갈릴래아 지방 나자렛 고을로 보내진다. 그가 가는 것이 아니라 보내지는 것이다. 하느님으로부터 보내지는 것이다.
천사 다음으로 마리아의 인물묘사가 나온다. 마리아가 약혼한 처녀라는 것이다. 그 남편은 다윗 집안이고 이름은 요셉이다. 마리아라는 이름에 ‘처녀’라는 수식어가 붙는다. 천사는 마리아의 집으로 들어가 말한다. ‘은총이 가득한 이여’! 더 이상 마리아라는 이름이 안 나온다. 마리아라는 이름 앞에 붙었던 수식어 처녀도 아니다. 약혼자도 아니다. 새로운 칭호인 ‘은총이 가득한 이’다.
천사가 말한 “기뻐하여라”의 대상은 마리아 이지만, 그 기쁨의 이유가 마리아 자신 스스로에게 있지 않다. 기쁨의 주체가 하느님인 것이다. 하느님께서 기쁘게 해 주시기 때문에 기뻐할 수 있는 것이다. 하느님께서 기뻐하게 하신다. 하느님께서 마리아와 함께 하시기에 마리아가 기쁜 것이다. 기뻐하게 하는 주체가 하느님인 것이다.
마리아는 천사가 방문한 것에 놀라고 천사의 첫 말에 몹시 놀랐다. 그러나 그녀는 말을 하지 않는다. 곰곰히 생각한다.
두 번째 선물은 ‘두려워하지 마라’이다. 이 선물의 주체도 하느님이다. 하느님의 총애를 받았다는 것이다. 두려워하지 않아도 된다. 왜냐하면 마리아의 책임이 아니기 때문이다. 하느님이 총애를 하셨기에 큰 일이 일어나는 것이다. 처녀가 아기를 갖게된다. 약혼녀가 아기를 갖게된다. 그러나 이 책임이 마리아에게 있는 것이 아니다. 책임이 하느님에게 있는 것이다. 하느님께서 마리아를 택했기 때문이다. 마리아가 총애를 받은 것이다. 받은 것이다. 수해자가 된 것이다. 그러므로 그녀는 거부할 수도 있었다. 그러나 받아들인다. 총애자가 된 것이다.
3번째 선물은 3가지가 한꺼번에 나열된다. 잉태하다. 아들을 낳다. 예수라 하여라.
이제 하느님께서 나약한 인간, 나약한 여인, 힘 없는 그녀에게 3가지 선물을 묶어서 주신다. 잉태 할 수도 있다. 그러나 잉태를 한다 해도 잘못되면 유산이 될 수 있다. 그러면 이름이 필요없게 된다. 하느님께서는 이름까지 주심으로써 당신이 주신 생명이 안전하다는 것을 미리 알려주신다.
다음으로 예수님에 대한 하느님의 계획이 드러난다. 큰 인물이 되시고 지극히 높으신 분의 아드님이라 불릴 것이다. 큰 인물이 되다라는 문장만을 보았을 때는 그 뜻이 너무 방대하여 무슨 의미인지 모른다. 그 다음에 나오는 지극히 높으신 분의 아드님이라는 말을 통해 예수님의 신분이 정해진다. 그 뿐만 아니라 마리아도 지극히 높으신 분의 아드님의 모친이 되는 것이다.
이 지극히 높으신 분에게는 : 그 분의 조상 다윗의 왕좌를 그분께 주시어 – 하느님께서 주신다.
야곱 집안은 영원히 다스리시고 : 영원히 다스리심은 인간이 할 수 있는 일이 아니다. 인간은 사라진다. 인간에게 영원한 것이란 있을 수 없다.
그 분의 나라는 끝이 없을 것이다. 이것이 가능할까? 가능하다. 하느님이 지목한 그 사람에게는 이루어 질 수 있는 것이다. 인간 마리아 안에서 태어난 인간 예수가 그것을 보여주었다.
이제 다 듣고 마리아가 답한다. 인간이며 나약한 여인, 약혼녀이자 처녀인 마리아가 답한다. “남자를 모르는데 어찌 그러한 일이 …” 자신의 처지로 볼 때 불가능을 알기 때문이다. 그러나 천사는 왜 가능할 수 있는지 말해준다. 성령께서 내려 오신다는 것이다. 하느님께서 내려 오신다는 것이다. 그분의 동선이 하늘에 있지 않고 땅에 있다는 것이다. 한 여인 안에 있다는 것이다. 그분의 힘이 ‘너, 마리아’를 덮을 것이다. 그리고 그녀의 사촌 엘리사벳에 대한 이야기를 해 준다.
마리아는 대답한다. 그 시대 주인의 말에 따르는 종의 신분이 되어 대답한다: “이 몸은 주님의 종입니다.”
이로써 마리아의 이름이 종으로써 종결된다. 나자렛 여인, 마리아, 처녀, 약혼녀, 은총이 가득한 이의 터널을 거쳐 종이 된다. 그녀는 인간 중에 최고의 품격을 지닌 하느님의 종이 되어 하느님의 뜻을 이룬다.
이것은 성령께서 내려오신 까닭이다. 하늘과 땅이 만난 것이다. 하늘과 인간이 만난 것이다. 하느님께서 이 땅을 밟은 것이다. 한 처음 인간을 창조하실 때 한 인간에게 숨을 불어 넣으시듯 이젠 땅 전체에다 숨을 불어 넣으신 것이다. 모든 인간이 이 숨과 연결되고 되살아나는 것이다. 하느님 그분의 자녀가 되는 것이다.
하느님의 은총은 한 인간을 움직이는 주체가 된다. 인간은 활동하지만 하느님이 주시는 힘에 의해 움직이게 되는 것이다.
오늘, 지금 이 시간 나는 일을 한다. 일은 내가 하는 것이지만 나에게 힘을 주신 분은 하느님이시다. 그리고 그 힘이 외부로 노출되게 하는 것도 하느님이시다. 이것이 바로 은총이다. 나의 것이지만, 내 안에 있는 것이지만 그것을 움직이게 하는 객체가 따로 있는 것이다.
코로나 검사를 받고 음성으로 나왔다. 나는 얼마나 기뻐했던가! 이 기쁨은 의사가 준 것이다. 나는 기뻐했다. 그러나 내가 기뻐했던 이유는 내가 만들어 낸 것이 아니고 타인으로부터 받았다. 의사가 결과를 준 것이다. 이것이 은총이다. 내 자신의 기쁨이 외부로부터 전해지는 것, 나 자신에게 있지 않고 상대방, 의사의 진단으로 된 것이기 때문이다. 즉 기쁨은 의사가 준 것이다. 이것은 은총이다.
마리아는 하느님으로부터 은총을 받았다. 그 은총으로부터 종이 된 마리아는 ‘구세주의 어머니’가 된다. 많은 이들이 기다리던 메시아의 탄생이 은총을 입은 여인으로부터 이루어진다. 오랜 세월 감추어두었던 신비가 알려지게 된 것이다.(2독서; 로마 16,25) 이 신비는 나에게까지, 우리에게까지 전달되었다. 나에게 전해진 탄생의 신비를 기념하며 살자. 하루의 일과가 탄생하신 아기 예수님이 채워주심을 인식하며 오늘을 기쁨과 행복으로 지내도록 하자.
M. 콘체띠나 수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