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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례자료실
사순시기-"대중 신심과 전례에 관한 지도서"
대중 신심과 전례에 관한 지도서:원칙과 지침 131항-137항
131. 십자가 경배와 관련된 모든 신심 행위 가운데 신자들에게 가장 널리 퍼져 있는 것은 십자가의 길이다. 신자들은 이 신심 행위를 통하여 감동적으로 그리스도의 마지막 지상 여정을 따른다. 곧 주님께서 근심에 싸여 기도하셨던 “게쎄마니라는 곳”(마르 14,32)이 있는 올리브 산에서부터(루가 22,39 참조), 주님께서 두 죄수 사이에서 십자가에 못박히셨던 해골산과(루가 23,33 참조), 예수님께서 안치되신, 아직 장사지낸 일이 없는 무덤이 있는(요한 19,40-42) 동산까지 따라가는 것이다.
곳곳의 성당과 순례지, 수도원, 시골이나 산길에 세워져 있는 수많은 십자가의 길은 그리스도인 신자들이 이 신심에 대하여 갖고 있는 애착을 잘 보여 준다. 이들 곳곳의 14처는 저마다 매우 감동적이다.
132. 십자가의 길은 중세기의 절정에 생겨난 다양한 신심을 종합한 것이다. 곧 신자들이 주님의 수난과 관련된 장소들을 경건한 마음으로 방문하는 성지 순례, 그리스도께서 무거운 십자가에 짓눌리시어 세 번이나 넘어지심에 대한 신심, 그리스도의 수난을 기억하며 한 성당에서 다른 성당으로 행렬하는 것으로 이루어진 ‘그리스도의 고통스러운 여정’에 대한 신심, 그리스도께서 해골산으로 올라가시는 도중에 사형 집행인들 때문에 어쩔 수 없이 멈추시거나 기력이 떨어지셔서 멈추셨던, 또는 당신 수난의 현장에 있었던 사람들을 불쌍히 여기시고 위로의 말씀을 건네시고자 멈추셨던 장소들에 대한 신심 등이 합쳐진 것이다.
레오나르도 다 포르토 마우리치오(+1751년) 성인이 널리 보급시켰던 오늘날의 십자가의 길 형식은 교황청이 승인하고 대사의 수단으로 삼은 것으로137) 17세기 중반 이후 14처로 구성되었다.
133. 십자가의 길은 예수님의 마음에 타올라 예수님을 결국 해골산에 이르게 했던 거룩한 불(루가 12,49-50 참조), 곧 성령 안에서 걷는 여정이다. 십자가의 길은 교회가 매우 소중히 여기는 여정이다. 교회의 신랑이시며 주님이신 예수님께서 지상에서의 마지막 날들에 남기신 말씀과 행위에 대한 생생한 기억을 담고 있기 때문이다.
그리스도교 신심의 다양한 요소들이 십자가의 길에 통합되어 있다. 삶을 하나의 여정 또는 순례, 곧 지상의 망명 생활에서 천상의 참 본향으로 옮겨 가는 것으로 보는 개념, 그리스도의 수난에 동참하고자 하는 깊은 열망, 스승 예수님을 따르려는 제자들은 날마다 자기 십자가를 지고 따라야 한다는(루가 9,23 참조) 그리스도 추종의 요건 등이 그것이다.
십자가의 길은 사순 시기에 특히 적합한 신심 행위이다
134. 다음은 십자가의 길을 효과적으로 거행하기 위한 유익한 제안들이다.
- 14처로 이루어진 전통적인 형식의 십자가의 길이 이러한 신심 행위의 전형으로 유지되어야 한다. 그러나 때로는 필요한 경우에, 하나 또는 그 이상의 기도처를, 해골산의 여정에 관한 복음서 이야기 가운데서 전통적으로 십자가의 기도처에 포함되어 있던 몇 가지 다른 측면을 성찰하는 것으로 대체할 수도 있다.
- 교황청은 또 다른 형식의 십자가의 길을 승인해 왔으며138) 로마 교황이 공개적으로 사용하기도 하였다.139) 이러한 것들은 참된 신심 형태로 받아들여져 필요할 경우에 사용할 수 있다.
- 십자가의 길은 그리스도의 수난과 관련된 신심 실천이다. 그러나 그것은 신자들에게 믿음과 희망 안에서 부활을 기대하는 마음을 심어 주면서 마무리되어야 한다. 부활(Anastasis)을 상기시키는 기도처로 끝나는 예루살렘의 십자가의 길을 본떠, 십자가의 길 거행을 주님의 부활을 기념하는 것으로 마무리할 수도 있다.
135. 십자가의 길 묵상을 위한 기도서들은 수도 없이 많다. 이 기도서들은 대부분 이러한 신심 행위에 진지한 관심을 가지고 그 영적 효과를 믿었던 목자들이 편집하였다. 탁월한 신심과 거룩한 생활, 교리와 문학적인 소양을 갖춘 평신도들이 펴낸 기도서들도 있었다.
이 문제와 관련하여 교구장 주교들의 모든 지시를 유념하면서, 십자가의 길 기도서를 선택할 때는 십자가의 길 거행에 참여하는 사람들의 조건뿐만 아니라 쇄신과 연속성을 조화시키는 현명한 사목적 원칙을 고려하여야 한다. 성서 이야기와 일치하고 분명하고 간결한 양식으로 쓰여진 기도서를 선택하는 것이 언제나 바람직하다.
성가와 침묵, 행렬, 묵상을 적절히 조화롭게 융합한 십자가의 길은 신심 행위의 영적 결실을 거두는 데에 크게 이바지한다.
어머니의 길(Via Matris)
136. 그리스도와 고통의 성모님께서 하느님의 구원 계획에 함께하셨던 것처럼(루가 2,34-35), 두 분께서는 전례와 대중 신심 안에서도 결합되어 계신다.
그리스도께서는 “고통을 아는 사람”(이사 53,3)이셨고, 하느님께서는 기꺼이 “그리스도를 내세워 하늘과 땅의 만물을 당신과 화해시켜 주셨다. 곧 십자가에서 흘리신 예수님의 피로써 평화를 이룩하셨다”(골로 1,20). 이와 마찬가지로 성모님께서도 “고통을 아는 사람”이셨고 하느님께서는 성모님을 어머니로서 당신 성자와 일치하게 하셨고 그분의 수난에 동참하게 하셨다(Socia Passionis).
복되신 동정 마리아께서는 그리스도의 유년기 이후 예리한 칼에 찔리듯 고통스러운 일생을 사셨다(루가 2,35 참조). 그리스도교 신심은 성모님의 삶에서 특별히 고통스러웠던 7가지 사건을 추려 냈다. 이것은 복되신 동정 마리아의 ‘7가지 고통’으로 알려져 있다.
십자가의 길을 본떠, 고통의 어머니의 길 또는 간단히 어머니의 길이라고도 하는 신심 행위가 발전하였고, 추후에 사도좌의 승인을 받았다.140) 이러한 신심 행위는 16세기부터 이미 원시적인 형태로 존재하였으며, 오늘날의 형태는 19세기로 거슬러 올라간다. 이 신심 행위의 근본적인 통찰은 시므온의 예언에서부터(루가 2,34-35 참조) 성자의 죽음과 매장까지, 신앙과 고통의 여정인 성모님의 일생을 묵상하는 것이다. 이 여정은 구세주의 어머니께서 겪으신 ‘7가지 고통’에 맞춰 7처로 되어 있다.
137. 이 신심 행위는 사순 시기의 고유한 몇몇 주제들과 잘 조화를 이룬다. 성모님의 고통은 당신 아드님께서 사람들의 배척을 당하셨기 때문이므로(요한 1,11; 루가 2,1-7; 2,34-35; 4,28-29; 마태 26,47-56; 사도 12,1-5 참조), 어머니의 길은 고난 받는 종이신 그리스도의 신비와 한결같이 필연적으로 연결되어 있다(이사 52,13 ─ 53,12 참조). 어머니의 길은 교회의 신비와도 연결된다. 어머니의 길의 각 기도처는 교회에 앞서 동정 마리아께서 보여 주신 신앙과 고통의 여정이며, 교회는 세상 끝까지 그 여정을 계속할 것이다.
어머니의 길을 가장 숭고하게 나타내는 것은 피에타상으로서, 이것은 중세기 이래 그리스도교 예술에 영감을 주는 무한한 원천이 되어 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