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디서도 볼 수 없는 제자수녀의 창작 콘텐츠로 도와드립니다!
전례자료실
사순시기-"대중 신심과 전례에 관한 지도서"
대중 신심과 전례에 관한 지도서:원칙과 지침 124항-130항
124. 사순 시기는 부활 시기를 앞두고 부활을 준비하는 기간이다. 신자들은 사순 시기 동안 하느님 말씀을 경청하고 회개하며 세례를 준비하거나 기억하고 하느님과 이웃과 화해하며, 기도와 금식, 선행(마태 6,1-6.16-18 참조) 등 “그리스도인의 참회의 무기”에134) 더욱 자주 의지한다. 대중 신심은 사순 시기의 신비적인 측면을 쉽게 감지하지는 못하며, ‘40일이라는 상징’과 ‘그리스도교 입교 성사’의 관계, 사순 시기의 여정에 언제나 제시되는 ‘출애굽’의 신비와 같은 어떠한 위대한 주제나 가치도 강조하지 않는다. 대중 신심은 그리스도의 인성의 신비에 초점을 맞추며, 사순 시기 동안 신자들은 우리 주님의 수난과 죽음에 깊이 주목한다.
125. 로마 예법에서는 재의 수요일 전례에서 엄숙한 상징인 재를 얹는 예식으로 40일간의 참회를 시작한다. 재는 고대 예식에서 회개한 죄인들이 교회법에 따라 참회를 하였던 때부터 사용되어 온 것이다. 재를 얹는 행위는 나약함과 죽을 수밖에 없는 운명, 하느님의 자비를 통한 구원의 필요성 등을 상징한다. 교회는 재의 예식을 단순히 외적인 행위에 머물게 하기보다는, 사순 시기 동안 세례 받은 모든 사람에게 요구되는 내적인 참회의 자세를 상징하는 행위로 삼고자 하였다. 재를 받으러 오는 신자들에게 재를 얹는 행위의 함축적이고 내적인 의미를 깨우쳐 줌으로써, 회개와 새로운 부활의 다짐을 하도록 이끌어 주어야 한다.
세속화된 현대 사회에서도 그리스도교 신자들은 사순 시기 동안 복음적 노력과 완전한 삶을 요구하는 참으로 중요한 실재들에 마음을 돌려야 한다는 것을 분명하게 의식한다. 그것은 곧 불필요한 일들을 자제하여 가난하고 궁핍한 사람들과 연대를 이루고 선행을 쌓는 데에 있다.
고해성사와 성체성사를 자주 받지 못하는 신자들은, 사순 시기 동안이나 더 좋게는 부활 시기 동안에 중죄를 고백하고 적어도 한 번은 성체를 받아 모셔야 한다는 계명을 일깨우는 교회의 오랜 전통을 알고 있어야 한다.
126. 사순 시기에 관하여 전례와 대중 신심 사이에는 견해차가 있지만, 그러한 차이가 사순 시기 동안 전례와 대중 신심의 효과적인 상호 작용을 가로막아서는 안 된다.
그러한 상호 작용의 예를 찾자면, 사순 시기 전례가 공지하고 권장하는 특정한 날의 특별한 행사, 특별한 신심 행위, 사도직 활동이나 자선 활동들을 대중 신심이 흔히 장려한다는 사실이다. 옛날부터 사순 시기의 특징이었던 금식의 실천은 신자들을 이 세상의 근심에서 해방시킴으로써 위에서 오는 생명을 발견하게 하는 ‘행위’이다. “사람이 빵으로만 사는 것이 아니라 하느님의 입에서 나오는 모든 말씀으로 살리라”(신명 8,3; 마태 4,4; 루가 4,4 참조; 사순 제1주일 영성체송).
십자가에 못박히신 그리스도 공경
127. 사순 시기 여정은 주님 만찬(Coena Domini)의 거행으로 시작되는 부활 성삼일로 끝난다. 성삼일 가운데서 주님의 수난을 기념하는 성금요일은 ‘십자가 경배’를 하기에 가장 적절한 날이다.
대중 신심은 이러한 십자가 경배를 예표하는 경향이 있다. 아주 옛날부터 사순 시기 내내 매주 금요일을 주님의 수난을 기념하는 날로 지내고 있으며, 신자들은 자연스레 그들의 신심을 십자가의 신비로 향한다.
신자들은 십자가에 못박히신 구세주를 바라보며, 거룩하고 죄 없으신 예수님께서 인류의 구원을 위하여 겪으신 격심한 고통을 더욱 분명하게 의식한다. 신자들은 예수님의 사랑과 실질적인 그분의 구원의 희생을 깨닫는다.
128. 십자가에 못박히신 그리스도께 대한 다양하고 수많은 신심은 십자가의 신비에 봉헌되었거나 예수님께서 지고 가신 십자가의 실제 유물을 공경하는 성당들에서 특별한 의미를 지닌다. 4세기 초에 ‘성 십자가가 발견’되고 그 이후에 성 십자가의 조각들이 여러 교회에 널리 퍼지면서 특별히 십자가 신심을 불러일으켰다.
십자가에 못박히신 그리스도께 대한 신심은 보통 대중 신심에서 발견되는 여러 가지 요소들을 담고 있다. 찬미가와 기도, 십자가의 덮개를 벗기고 입을 맞추는 행위, 십자가 행렬과 축복 등이 그것이다. 이러한 요소들은 흔히 여러 가지 귀중한 형식적 내용적 요소들을 담고 있는 신심 행위들을 발전시킬 수 있다.
그러나 십자가 신심은 때때로 일종의 계몽을 필요로 한다. 신자들에게 십자가를 본질적으로 그리스도의 부활과 관련지어 생각하도록 가르쳐야 한다. 십자가와 빈 무덤, 그리스도의 죽음과 부활은 하느님의 구원 계획에 관한 복음서 이야기에서 본질적인 것이다. 그리스도교 신앙에서 십자가는 어둠의 권세를 이기신 그리스도의 승리를 나타낸다. 그러므로 십자가는 보석으로 장식되며, 자기 자신이나 다른 사람, 또는 물건에 십자가를 긋는 것은 축복을 상징한다.
129. 복음서는 예수님의 수난을 특히 상세하게 기록하고 있다. 이 수난기는 이야기의 특정 부분들을 따로 떼어 놓으려는 대중 신심의 경향과 결부되어, 신자들의 관심을 그리스도 수난의 특정한 측면들로 향하게 함으로써 특별한 신심을 낳았다. 빌라도가 군중에게 ‘이 사람을 보라.’(Ecce Homo)며 가리켜 보였던, “가시관을 쓰시고 자홍색 용포를 걸치신”(요한 19,5) 채 멸시받는 그리스도에 대한 신심; 그리스도의 거룩한 오상(五傷)에 대한 신심; 특히 인류 구원을 위하여 물과 피를 쏟으신 그리스도의 옆구리에 대한 신심(요한 19,34 참조); 그리스도께서 채찍질을 당하신 기둥과 집정관의 사닥다리, 가시관, 못, 예수님을 찌른 창 등 수난의 도구들에 대한 신심; 성의(聖衣)에 대한 신심 등이 그것이다.
흔히 위대한 성덕을 쌓은 사람들이 장려하였던 이러한 신심의 표현들은 합법적이다. 그러나 십자가의 신비를 관상할 때 지나치게 세분화되는 것을 막으려면, 성서와 교부 전통에서 그러하듯이, 수난 사건을 전체적으로 강조하는 것이 좋다.
주님의 수난기 독서
130. 교회는 신자들에게 개인적으로나 공동체적으로 하느님 말씀을 자주 읽도록 권장한다. 물론 주님의 수난 사화는 신약성서에서 사목적으로 가장 중요한 구절 가운데 든다. 그러므로 임종의 고통 중에 있는 그리스도인에게 『병자 성사 예식서』(Ordo Unctionis Informorum Eorumque Pastoralis Curae)는 주님의 수난기를 전체적으로 아니면 일부분만이라도 읽도록 권장한다.136)
사순 시기 동안, 특히 수요일과 금요일마다 그리스도인 공동체는 십자가에 못박히신 구세주에 대한 사랑으로 주님의 수난 사화를 읽어야 한다. 교리적으로 중요한 이 독서는 그 내용과 이야기 방식 때문에 신자들의 관심을 끌며, 참된 신심을 불러일으킨다. 곧 신자들은 그리스도께서 그들의 죄를 포함해서 온 인류의 죄를 대신하여 돌아가셨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지은 죄를 참회하게 되며, 부당하게 사형 선고를 받으신 죄 없으신 그리스도께 연민과 연대 의식을 느끼고, 맏형이신 예수님께서 수난을 통해 모든 형제에게 보여 주신 무한한 사랑에 감사드리며, 온유하시고 인내심이 많으시며 자비로우시고 죄를 용서해 주시며, 수난을 받으시는 동안 기꺼이 또 아버지께 의탁하시고 수난을 받으셨던 예수님을 본받을 것을 다짐한다.
전례를 통해 수난을 기념하는 것 이외에, 복음서 이야기의 각 역할을 여러 사람에게 맡겨 ‘극화’할 수도 있다. 또한 중간 중간에 성가를 부르거나 침묵 중에 성찰하는 시간을 가질 수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