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수부활대축일 -성경밑그림
예수께서 사랑하는 제자
‘예수가 사랑하신 제자’는 제베대오의 아들이며 야고보의 형제인 사도 요한과 동일 인물이라는 것이 일반적인 견해입니다. 그런데 요한복음서에는 사도 요한이라는 이름이 단 한 번도 나오지 않습니다. 그러나 두 번째 편집과정에서 첨가된 21장에서 아버지의 이름으로 그와 그의 형제 야고보를 통칭하는 ‘제베대오의 아들들’(요한 21,2)이 언급됨으로 이를 뒷받침 해 줍니다.
그리고 복음서에 빈약하게나마 요한을 가리키는 듯 하는 문구들은 있습니다. 특히 수난사화 중에 예수가 사랑하신 제자와 동일 인물로 추정되는 그 ‘다른 제자’는 ‘대사제와 아는 사이’였다(18,15)라는 표현이 있습니다. 그런데 이를 뒷받침해 줄 말씀이 오늘 복음에 나옵니다. “그 여자(마리아 막달레나)는 시몬 베드로와 예수님께서 사랑하신 다른 제자에게 달려가서 말하였다.”(20,2)라는 구절입니다. 여기서 ‘예수께서 사랑하신 제자’와 ‘다른 제자’라는 두 가지 칭호가 하나로 합쳐져 동일 인물을 가리킨다고 볼 수 있습니다. 예수의 증인인 사도는 ‘다른 제자’(1,37-40; 18,15-16; 20,8)라는 익명으로 자신을 숨겼지만, 그에 의해 세워진 공동체(21장을 덧붙인)는 훗날 최후의 만찬[“제자 가운데 한 사람이 예수님 품에 기대어 앉아 있었는데, 그는 예수님께서 사랑하시는 제자였다.”(13,23)]에서 영감을 받아 그 사도를 ‘예수께서 사랑하시는 제자’라고 불렀다는 것입니다.
그러나 이 제자는 수수께끼와 같은 인물이기도 합니다. “예수님께서 돌아가실 때에 제자들 가운데에 이 사람만 십자가 밑에 있었다.”(19,26)고 하여 신앙의 본보기로 이야기하기도 합니다. 때로는 베드로와 함께 등장하는데 경쟁 상대자처럼 보이기도 합니다(20,2-110 참조). 위에서 보듯 이 사람이 복음서 저자가 구상해 낸 상징적 인물인지, 아니면 이 인물을 통하여 역사적으로 중요한 역할을 한 사람의 이야기를 하는 것인지 확실하지는 않습니다.
여러 설이 있지만 교회 전승은 ‘예수께서 사랑하시는 제자’를 『요한복음서』저자로, 그리고 사도 요한이라고 말합니다. 이 사도 요한은 예수의 제자가 되기 전에 세례자 요한의 제자였으나(1,35-37) 정열적인 예언자였던 세례자 요한을 따르던 삶에서 예수를 따르는 삶으로 돌아섰습니다. 이와 달리 다른 이들은 하느님의 아들이며 메시아인 예수를 받아들이지 않은 채 여전히 자신들의 첫 스승인 세례자 요한의 제자로 남아 있었습니다. 바로 이들을 향해 선포한 말씀이 『요한복음서』서문에 나오는 찬가에 수록되어 있습니다.
“그 사람(=세례자 요한)은 빛이 아니었다. 빛[예수]을 증언하러 왔을 따름이다.”(1,8) 그뿐 아니라 요한복음서 전반부(2-12장)의 끝부분에서는 예수에게 신앙을 고백하는 이들이 세례자 요한의 제자들을 위해 다음과 같이 증언합니다. “요한(‘세례자’)은 표징을 하나도 일으키지 않았지만, 그가 저분(예수)에 관하여 한 말은 모두 사실이었다.”(10,41) 사도 요한은 열두 제자 가운데 한 사람이었으며, 예수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