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년 9월 18일(토)
1845년 7월 23일 서울에서 리브아 신부님께 보낸 김대건신부 의 열여섯 번째 편지입니다.
이 서한에서 우리가 새겨야 할 영성은 "우리의 기도를 전구해 주시는 성모님." 입니다.
지극히 공경하올 리브와 신부님께
저는 모든 준비를 끝낸 후 11명의 신자와 함께 배에 올랐습니다.....우리가 탄 배는 바다에 한 번도 나가본 적이 없는
작은 배였는데 폭풍우가 점점 심해지자 파도 때문에 몹시 까불리고 무섭게 내팽개쳐져서 거의 침몰할 지경에 이르렀습니다.
그래서 저는 배 뒤편에 끌고 오던 종선 줄을 끊어버리게 하였습니다. 그래도 위험이 여전히 계속되므로 두 개의 돛대를
를 베어버리고 마침내 식량까지 버리지 않을 수 없었습니다. 배가 조금 가벼워지기는 했지만 폭풍이 부는 대로 산더미 같은
파도에 휩쓸려 요동을 쳤습니다.
신자들은 3일 동안 먹지 못하여 극도로 탈진하였고 살아날 가망이 없음을 보고 절망하여 "이제는 다 끝났다. 도저히 살아날
수가 없겠다."하고 서글피 울기 시작하였습니다.
그래서 저는 하느님 다음으로 우리의 유일한 희망이신 성모님의 기적 상본을 내보이면서 "겁내지 말라. 우리를 도와주시는
성모님이 여기 계시다."는 말로 가능한 그들을 위로하고 격려하였습니다.
이제 우리는 인간의 구원을 전혀 기대할 수 없는 처지가 되어 우리의 희망을 오직 하느님과 복되신 동정 마리아께 의탁하고
누워 잠을 청했습니다. 문득 잠에서 깨어나 보니 비도 그치고 풍파도 약해져 있었습니다.
열여섯 번째 편지 서울에서, 1845년 7월 23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