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디서도 볼 수 없는 제자수녀의 창작 콘텐츠로 도와드립니다!
전례자료실
엠마오 순례지에서 미사를 드리다!
엠마오로 가는 두 제자에게 나타나시다!
루카 24,13-35
“바로 그날입니다!”
예수님께서 “수난을 받으신 뒤, 당신이 살아 계신 분이심을 여러 가지 증거로 사도들에게 드러내신”(사도행전 1,3) 바로 그날, 그 첫 날, 첫 번 째 날입니다!
“그러면서 사십 일 동안 그들(제자들)에게 여러 번 나타나시어 하느님 나라에 관한 말씀을 해 주신” 날들 중에 첫 날, 첫 번 째 날입니다!
“그 날”에 제자들 중에 두 명은 길을 떠납니다. “엠마오라는 마을”로 가고 있었습니다.(루카 24,14) “엠마오는 예루살렘에서 예순 스타디온”(루카 24,13) 떨어졌습니다. 1 스타디온이 185미터이니, 예순 스타디온은 11,100미터, 약 11 킬로미터의 길이입니다. 30리 거리가 조금 못 됩니다. 어린 시절 학교를 다닐 때 10리 거리를 걸어서 다녔습니다. 어린 시절이긴 하지만, 걸어서 1시간 정도가 소요되었습니다. 그 시절을 생각한다면 약 3시간 정도 걸어야 되는 길입니다. 제자 두 명이 이 정도의 길을 걸어가고 있습니다. 이야기를 하며 걸어가고 있습니다.
제자들이 서로 이야기를 합니다. 그동안에 일어난 모든 일에 관하여 이야기합니다. 그동안에 일어난 모든 일이란 어떤 일 일까요? 이 질문은 예수님이 물으셨던 질문입니다. 제자 중 한명이 대답합니다. “예루살렘에 머물렀으면서 이 며칠 동안 그곳에서 일어난 일을 혼자만 모른다는 말입니까?”(루카 24,18) 제자들은 눈이 가리어 그분, 예수님을 알아보지 못하였습니다. 예수님이 다시 살아나시리라고는 상상조차 하지 못했습니다. 이렇게 제자들은 나자렛 예수님에 대한 이야기를 시작했습니다. 예수님은 나자렛 사람입니다. 제자들은 그 분이 예언자 였다고 고백합니다. 보통 예언자가 아니라 “하느님과 온 백성 앞에서, 행동과 말씀에 힘이 있는 예언자(루카 24,19)였습니다. 그러기에 제자들뿐만 아니라 온 백성들도 그분에게 희망을 걸고 있었습니다. 자신들을 어려움과 고통에서 구해 줄 사람으로 의지하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당시 지도자들인 ‘수석 사제들과 지도자들’이 예수님을 넘겨, 사형 선고를 받아 십자가에 못 박히게 하였습니다. 희망을 걸던 분이 죄인이라는 누명을 썼습니다. 그리고 그 죄의 대가는 엄청났습니다. 최고형인 사형 선고를 받았습니다. 그리고 십자가에 못 박혀 돌아가신 것입니다. 제자들의 희망이 사라졌습니다. 모든 이들의 희망이 물 거품이 되었습니다.
그런데 반전이 일어났습니다. 이제까지 한 번도 없었던 일이 일어났습니다. 불가능한 일이 일어났습니다. 죽었던 사람이 다시 살아 났다는 것입니다. 그리고 그것을 본 증인들도 있습니다. 여인들입니다. 무덤을 찾아갔던 여인들입니다. 여인들은 천사들의 발현까지 보았다고 증언합니다. 당시 여인들에게는 권력이 없었습니다. 아무런 힘이 없었습니다. 제자들까지도 이런 여인들의 증언은 믿어 주지 않았습니다. 제자들은 그 여인들의 말을 듣고 확인하러 갑니다. 예수님을 가장 사랑했던 요한(요한 21,20)과 베드로입니다. 제자들은 달려가 자신들의 눈으로 예수님이 안 계신 것을 확인합니다.
두 제자들과 함께 걷던 나그네가 입을 열었습니다. “아, 어리석은 자들아 … 모세와 모든 예언자로부터 시작하여 성경 전체에 걸쳐 당신에 관한 기록들을 그들에게 설명해”(루카 24, 25-27) 주십니다. 아무리 말을 해도 제자들은 눈이 뜨이지 않습니다. 알아 듣지 못합니다.
일행은 엠마오 마을에 도착했습니다. 날은 이미 어두워 졌습니다. 제자들이 동행자를 초대합니다. “저희와 함께 묵으십시오.”(루카 21,29) 예수님이 제자들과 한 집에 머무시게 됩니다. 그리고 음식을 나눕니다. 빵을 나눕니다. 예수님께서 이 세상에 계시던 마지막 날 나누던 빵입니다. 그 빵을 나누어 주실 때 예수님이 하셨던 말씀이 있습니다. “이는 너희를 위하여 내어 주는 내 몸이다. 너희는 나를 기억하여 이르 행하여라.”(루카 22,19) 빵과 더불어 ‘스승님’의 말씀도 기억납니다. “눈이 열립니다. 예수님을 알아봅니다.”(루카 24,31) 제자들의 마음이 다시 타오르기 시작합니다. 스승님이 살아 계실 때처럼 말입니다.
이제 제자들은 더 이상 과거의 제자들이 아닙니다. 그들의 가슴이 열렸습니다. 그 열린 가슴이 입을 통해 전파됩니다. “주님께서 정녕 되살아나시어 나타나셨다!”(루카 24,35)
현재, 성지에서 엠마오로 거론되고 있는 곳은 모두 세 곳입니다. 복음서에서 이야기 하고 있는 거리와 마을(당시 도시 규모)에 부합되는 곳은 아부고쉬(예루살렘에서 텔아비브 방향으로 약 15km)와 엘 쿠베베(Al-Qubeiba 예루살렘 북서쪽으로 대략 11km)가 있는데, 현재는 엘 쿠베베가 엠마오라는 판단이 굳어진 상태입니다. 이곳은 십자군 시대 말기부터 순례자들이 찾기 시작하였고, 1500년대에는 로마 시대의 시골길과 마을의 흔적들을 찾았습니다. 더구나 비잔틴 시대의 성전 터를 발굴함으로써 순례자들이 본격적으로 찾았기 때문입니다. 1901년엔 클레오파스의 집터로 추정되는 곳에 프란치스코 작은 형제회에서 기념 성전을 지음으로써 교회로부터 공인 받은 엠마오 기념 성전이 되었습니다. 엠마오로 추정되는 다른 한 곳은 라트룬(암바스-니코폴리스)인데 예루살렘에서 텔아비브로 향하는 33km 정도 떨어진 곳입니다.
해마다 부활 첫 주일 월요일과 클레오파스 성인의 축일인 9월 25일은 프란치스코 작은 형제회 성지관구장의 집전으로 성대한 미사가 봉헌됩니다. 불행하게도 엠마오 기념 성지는 팔레스타인 지역에 위치한 관계로 순례자들의 발길이 뜸해진 곳 중의 하나입니다.
엘 쿠베베(Al-Qubeiba)는 예루살렘의 북서 방향에 자리잡고 있습니다. 북쪽으로는 라말라(Lamala)의 반 되는 위치와 서쪽으로는 아부 고시(Abu Goshi)가 서로 만나는 선상에 있습니다. 예루살렘에서 출발하면 50번 도로 상에 있는 벳 하니나(Bet Hanina)를 지나 45번 도로를 지나는 라팟(Rafat)을 경과해서 443번 도로로 접어듭니다. 다음으로 알 가이쉬(Al Geish) 도로를 탑니다. 엘 쿠베베(Al-Qubeiba)는 그 다음 입니다.
위치를 짐작할 수 있도록 가는 길을 상세히 찾아보았습니다. 2022년도에 승용차로 엠마오 엘 쿠베베(Al-Qubeiba)를 향해 출발한 수녀님 차가 목적지를 찾지 못하고 되돌아왔습니다. 구글 지도 GPS를 따라 갔지만 모두 차단되어 있고, 갈 수가 없었다고 합니다. 사실 그 전날에 이스라엘 검문소에서 이스라엘 경찰과 팔레스타인의 불경스러운 일이 있었다고 합니다. 이 시기는 회교(무슬임)들의 축제인 라마단(Ramadan)입니다. 팔레스티나에 사는 회교도인들이 예루살렘에 있는 그들의 성지에 가기 위해 이동이 많은 때입니다. 그러나 이스라엘 측에서는 팔레스티나 인들을 잘 통과시켜 주려고 하지 않습니다. 데모나 충돌에 의한 불찰들이 일어나기 때문입니다. 엘 쿠베베는 팔레스티나 자치구이기 때문에 방문에 어려움이 따릅니다. 또 한가지 어려움은 도로입니다. 얼마전부터 이스라엘은 팔레스티나 도시 전용도로를 따로 만들기 시작했습니다. 이스라엘 고속도로에서 엘 쿠베베에 들어가는 길도 약 500미터 정도는 반 지하 선상 위치에 길이 만들어져 있습니다. 지상에서 약 2미터 정도의 지하에 도로가 있는 것입니다. 그러기 때문에 이 길을 지나갈 때는 어둡고 양쪽으로는 높은 벽 만이 보입니다.
아침 08:45 대형 버스 3대가 노트르담 호텔에서 출발했습니다. 미사는 10:00에 시작해서 11:30에 마쳤습니다. 영성체 후에 빵의 축복이 있고, 그 빵을 모든 신자들에게 나누어 주었습니다. 미사 주례는 프란치스코 작은 형제회 성지 부관구장이 하셨습니다. 팔레스티나 지역이다 보니 미사 시작은 물론 복음과 강론이 아랍어 였습니다. 또한 신자들의 대답.환호 부분과 주님의 기도도 아랍어로 하였습니다. 성찬 기도 양식은 라티어로 하였습니다.
점심 식사는 프란치스코 수도회 엘 쿠베베 공동체에서 제공하였습니다. 이 공동체는 교육 선교 수도회(Missionarie del Catechismo) 수녀님들이 봉사 하고 계신 데 그 많은 음식을 손수 만드셨습니다. 메뉴로는 이탈리아 마카로니, 닭고기, 샐러드, 음료, 다과가 준비되어 있었습니다.
오후 2시에는 성체 현시를 하고 성무 일도 저녁기도를 함께 바쳤습니다. 2시 45분에 엘 쿠베베를 출발하여 예루살렘으로 돌아왔습니다.
주님의 부활은 엠마오 마을의 일정으로 이어집니다. 엠마오 마을에서는 오늘날에도 주님의 부활을 기억하며 기념합니다. 미사를 거행하고, 빵을 나누며, 음식을 나눕니다. 성체 현시를 하고 교회의 기도를 바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