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보다 더 부적당하고 무능한 사람을 찾아 내셨다면
주님은 분명 그를 택하셨을 것입니다.
(복자 알베리오네 신부)
(복자 알베리오네 신부)
“자, 바로 여기에 겸손하고 과묵하고 지칠 줄 모르며, 언제나 주의 깊고 침착하며, 모든 일을 기도로 시작하는 분이 계십니다. 그분은 시대의 표징에 민감하여 사람들의 내면 깊이 파고들 수 있는 새로운 수단을, 곧 현대에 상응하는 강력하고 광범위한 사도직 수단을 교회 안으로 들여왔습니다.” (성 바오로 6세 교황)
성바오로수도회를 비롯하여 바오로가족의 10개의 단체를 설립한 창립자 알베리오네 신부는 1884년 4월 4일 이탈리아 북부지역인 성로렌조라는 마을에서 태어났습니다.
19세기에서 20세기로 넘어가는 밤, 알바의 주교좌 성당에서 밤샘 성체조배를 하던 중 결정적인 빛을 받게 되었고, 그는 시대적 요청을 알아듣는 혜안으로 이 특수한 사명을 받아들였습니다.
“그것은 ‘사회 홍보수단을 통한 복음화’, 곧 현대문명이 제공하는 모든 방법을 동원하여 가장 신속하고 가장 효과적으로 복음을 전파하는 특수한 사명입니다.”
1907년 사제 서품을 받고 신학박사가 된 후 알바 신학교에서 강의와 함께 영적지도를 담당하였고, 1913년 9월 8일 이탈리아 교구에서 최초로 발행된 주간신문 “가제타 달바(Gazzetta d’Alba)”의 책임을 맡으면서 출판계에 진출하게 되었습니다. 자신에게 주어진 소명을 인식한 알베리오네 사제는 이듬해 인정받던 교구사제로서의 직무를 내려놓고, 제1차 세계대전이 터진 직후 난관의 절정기, 1914년 8월 20일 알바에서 전세집을 빌려 몇몇의 소년들과 함께 ‘작은 노동자 인쇄학교’라는 이름으로 성바오로수도회를 시작하여 바오로가족의 역사가 시작되었습니다.
알베리오네 신부가 대중매체를 이용한 사도직을 시작한지 반세기가 지난 후 제2차 바티칸 공의회에 초대되었고, “매스 미디어에 관한 교령”(Inter Mirifica, 1963)에 공헌하였으며, 교회 안에서 전 생애를 바쳐 투신한 사회 커뮤니케이션수단 사도직의 공로를 인정받아 1969년에 교황 바오로 6세로부터 훈장을 받게 됩니다.
알베리오네 신부는 사도 바오로처럼 열정적인 활동가였으며 동시에 깊은 영성가요 관상가였습니다. 1971년 선종할 때까지 매일 새벽 3시 30분에 일어나 기도를 바쳤던 그는 “기도를 최우선 순위에 올려놓지 않는 사람은 수도자라 불릴 자격이 없으며 사실 수도자도 아니다.”라며 기도의 중요성을 강조했으며, “하느님의 업적은 하느님의 사람이 되는데 있으므로” 교회에 충실하고 효과적인 봉사자로서 활동하기 위해 가장 먼저 성인이 되라고 강조하셨다. 그는 생명이 꺼져가는 순간, 자신의 호흡이 되어 버린 묵주기도를 바치며 생을 마무리 했습니다.
그는 사도 성바오로와 같은 왕성한 활동력으로 시대의 미래를 바라본 예언자적인 삶을 살다가 1971년 11월 26일 87년간의 삶을 마치고 하느님의 품에 안겼습니다. 그의 유해는 이탈리아 로마에 있는 성바오로수도회 총원의 ‘사도의 모후 성당’의 지하 묘소에 안치되어 있으며, 2003년 4월 27일 복자품에 올랐으며, 성 요한 바오로 2세 교황에 의해 알베리오네 신부를 ‘인터넷의 주보성인’으로 선포되었습니다.
“인간은 언제나 자기 활동에 대해 많은 불완전함, 결점, 오류, 부족과 의심을 지니고 있으므로 이 모든 것을 하느님 자비의 손에 맡기고 인도하시도록 자신을 의탁해야 한다. 그는 결코 섭리의 손길을 강요하지 않았으며, 하느님의 표지를 기다렸다’는 것이다.”(Adds, 45)
신덕 “믿음”
창립자 복자 야고버 알베리오네 신부님께서 1956년 3월에 하신 묵상입니다.
우리의 모든 영적 생활은 대신덕, 즉, 믿음, 희망, 사랑에 기초해서 이루어집니다. 우리는 믿음을 통해서 하느님을 믿습니다. 희망을 통해서 천국을 바랍니다. 또한 하느님을 원하는 것입니다. 그리고 사랑을 통해서 하느님을 사랑합니다. 이 믿음, 희망, 사랑의 덕에서부터 다른 모든 덕의 씨앗이 나오는 것입니다. 다른 모든 덕이라는 것은 사추덕, 수도자의 덕, 윤리덕입니다. 우리가 어떻게 이 덕을 기초로 해서 쌓아 가느냐에 따라서 우리의 영적 건설이 잘 되느냐 안 되느냐가 달려있습니다. 이 대신덕은 ‘다리가 세 개 달린 등불’로 비유할 수 있습니다. 이 세 개의 다리를 지침으로 등불이 있게 되는데 이 세 개의 다리를 지침으로 서 있으면서 모든 사람을 비추게 되는 것입니다. 이렇게 세 개의 다리를 가진 등불, 혹은 촛대라고 할 수 있는데, 이 세 개의 다리가 있는 촛대가 약하다면 우리의 영적 생활은 크게 성장 할 수가 없습니다. 더 나아가서 이것이 부족하다면 어떠한 방법으로도 우리의 영적 생활을 일으켜 세울 수 없습니다.
그러면 이제 하느님께 향한 대신덕에 대해서 살펴봅시다.
첫째, 믿음입니다. 그러면 믿음이란 무엇이겠습니까? 보이지 않는 것을 믿는 것입니다. 예를 들어서 우리가 어떤 소식을 듣게 됩니다. 그 소식의 사건이 어떻게 일어났는지 보지 못했습니다. 우리는 아무것도 본 것이 없습니다. 그 사건이 일어난 자리에 있지도 않았습니다. 그러나 그 소식을 전달해 준 사람을 보아서 그 사람이 전달해준 그 사건을 믿습니다. 이와 마찬가지로 우리는 아직 천국을 본적이 없습니다. 그러나 우리는 천국을 믿습니다. 그것은 하늘에서 오신 예수 그리스도께서 천국에 대해서 우리에게 말씀하셨고 그것에 대한 사실을 알려주셨고 그것에 대해서 우리에게 보증을 해 주셨기 때문에 우리는 천국을 믿습니다. 또한 우리는 성체 안에 계신 예수님을 보지는 못했습니다. 그 성체의 맛을 보고도 성체 안에 계신 예수님의 현존을 알 수는 없습니다. 그러나 우리는 예수님께서 하신 “이는 내가 너희에게 주는 나의 몸이다.” 라는 말씀을 듣고, 그 안에 예수님께서 현존하신다는 것을 믿는 것입니다. 이와 마찬가지로 우리는 창조하실 때의 모습을 보지 못했습니다. 그러나 그 창조를 믿는 것은 우리에게 계시된 말씀이 바로 하느님의 전능하심을 통해서 아무것도 없는 곳에서, 무(無)에서 창조되었다는 그 사실을 믿는 것입니다. 이와 마찬가지로 지상에 현존하시는 하느님의 현존을 우리는 보지 못했습니다. 직접 그분을 본적은 없습니다. 다만, 계시를 통해서 우리에게 말씀해 주셨기 때문에 우리는 이성을 가지고 하느님의 현존을 믿는 것입니다. 그리고 이 지상에 구세주 예수께서 탄생하셨다는 사실도 보지 못했고 그 자리에 있지 않았지만 교회가 그 사실을 가르치기 때문에 그 사실을 믿습니다. 따라서 우리가 신경에서 고백하는 모든 진리에 대해서도 마찬가지입니다. 또한 신덕송에서 말씀하시는 진리에 대해서도 마찬가지입니다. 우리가 그것을 보지는 못했지만 하느님께서 우리에게 계시해 주셨고, 예수 그리스도께서 우리에게 계시해 주셨고, 교회는 하느님의 이름으로 믿도록 우리에게 제시하기 때문에 믿는 것입니다. 바로 이러한 것이 우리의 믿음, 신덕입니다.
우리는 이 신덕, 믿음을 통해서 우리 신앙의 근본적인 진리를 믿는 것을 실행합니다. 다시 말해서 하느님의 아들의 육화, 설교, 수난과 십자가의 죽음, 부활, 교회의 설립, 우리의 죄의 사함, 천국을 믿는 것입니다. 또한 주님께서는 우리를 이 지상에 태어나게 하셨는데 그것은 바로 그분을 알고 사랑하고 섬기는 그 목적, 곧 이 지상에서는 그분을 알고 사랑하고 섬기고, 그 다음에 그분을 바라보면서 영원한 천국에 이르러서 하늘에 계신 하느님 아버지께 가서 그분과 함께 영원한 자녀로 살게 될 목적을 가지고 이 세상에 태어나게 하셨다는 것, 창조주의 손에서 태어났다는 사실을 믿습니다. 우리는 바로 이렇기 때문에 이 믿음을 통해서 이 지상의 삶은 천국에 이르기 위한 하나의 여정이라는 것을 믿습니다. 또한 하느님의 은총을 믿습니다. 하느님께서는 우리를 하느님의 양자로 삼으신다는 사실도 믿습니다. 바로 그것은 우리를 성화시키시는 하느님의 은총을 통해서 그렇게 된다는 것도 믿습니다. 우리는 믿음을 통해서 우리가 당하는 고통의 가치를 깨닫습니다. 그 고통에 가치가 있다는 것을 믿습니다. 그리고 믿음을 통해서 이 지상의 삶이 끝나면 심판을 받게 된다는 것도 믿습니다. 지옥이 있다는 사실도 믿습니다. 천국을 믿습니다. 영원한 상급을 믿습니다. 마지막에는 부활하리라는 사실도 믿습니다. 복음말씀에서 말씀하시는 공심판의 사실을 믿습니다. 믿음으로 사느냐, 살지 않느냐는 여기에 달려있습니다. 믿음으로 사는 사람은 무엇을 하든지 언제나 영원을 향합니다.
그러나 그렇지 않은 사람은 자기가 어떠한 일을 하든지, 어려움에 닥치든지, 사도직을 하든지, 공부를 하든지, 언제나 이 지상의 것, 지상의 관념 속에서만 머뭅니다. 이 지상의 것만 생각한 나머지 죽은 다음의 것은 생각하지도 못합니다. 영혼의 영원성을 생각하지 않습니다. 그러기 때문에 믿음이 없는 사람의 삶과 믿음을 가진 사람의 삶은 다릅니다. 믿음이 없는 사람은 수도생활의 가치를 두지 않습니다. 믿음이 없는 사람은 보이는 것에만, 이 지상의 것에만, 눈으로 보이는 것에만 관심을 끌고 지상의 것을 쌓는 것에만 신경을 씁니다. 그렇지만 믿음이 있는 사람은 늘 모든 것을 천국을 향해 지향합니다. 그래서 수도자들이 하는 모든 판단력과 이성은 믿음에 달려있습니다.
믿음은 은총에서 오는 것이며, 그 영혼에게 성령께서 부어주시는 것입니다. 그렇지만 성령께서 부어주시는 은총은 우리 안에서 증가될 수 있습니다. 믿음이 있는 사람들은 자매들 안에서 예수님의 모상을 봅니다. 하느님의 모상을 봅니다. 그렇기 때문에 그러한 자매는 큰 애덕을 실천합니다. 믿음이 있는 사람은 하느님께서 주시는 권위로 명령하는 것 앞에서 완전히 준비되어 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하느님께 순종하듯이 순종합니다. 그렇기 때문에 믿음이 있는 사람은 아무리 삶이 어렵다 할지라도, 곤경 중에 처해있다 하더라도 방황하지 않습니다. 왜냐하면 자기가 당하고 있는 어려움이 나에게 큰 유익을 가져다준다는 것을 보고 있기 때문입니다. 예수 그리스도께서 십자가에 못 박혀 고통하시고 죽으심으로써 우리에게 큰 유익을 가져다주신 것처럼, 예수님을 따르기 위해서 십자가를 지고 가는 것이 우리에게 얼마나 유익한지를 그는 알고 봅니다. 믿음이 있는 사람은 사도직을 수행할 때도 차원이 다릅니다. 초자연적인 지향을 가지고 수행하게 됩니다. 믿음이 있는 사람은 자기가 하루 동안에 하게 되는 모든 것, 아주 작은 것까지도 영원한 삶을 얻기 위해서 공로를 세우고, 공로를 쌓는 수단으로 생각하게 됩니다. 믿음이 있는 사람은 수도서원의 가치를 깨닫습니다. 예수 그리스도를 본받기 위한 가난, 마리아를 따르면서 정결을 지키는 그 정결의 의미, 자신의 모든 것을 하느님께 봉헌하면서 살아가는 순명, “주님의 종이오니 당신의 뜻대로 내게 이루어지소서." 하신 것처럼, 믿음은 초자연적 은총입니다.
(2021년 4월 14일 부활 제 2주간 수요묵상)
#알베리오네 #수요묵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