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가 해야 할 일은 무엇일까요?
진선조 유길선 마리아
2020년, 참으로 힘들고 어려운 한 해를 보냈습니다. 지금도 코로나19 때문에 많은 이들이 불안과 염려 속에 보내고 있지만, 이 바이러스 발생 초기에는 성당에서 미사가 중단되기도 했지요. 또한, 성당에서의 모든 행사와 전례가 간소화되거나 취소되며 암울하게 지내기도 했습니다. 저는 일주일에 한 번 구역 식구들에게 주보를 전달하며 안부를 묻곤 했는데, 지난번에는 우리 마을에 있는 한 개신교회에서 광화문발 확진자가 나와 그마저 중단할 수밖에 없었던 적도 있었습니다.
제가 사는 곳은 경기도 가평이고요, 이곳에서 농사를 짓고 있는데 올여름에는 유난히 긴 장마로 인하여 농작물이 녹아버리고 썩고 하여 애를 먹었습니다. 이웃 농부들에게서 들려오는 한숨 소리와 서민들의 한숨 소리가 가까이에서 들립니다. 거기에다가 요 몇 년 새에는 전 세계적으로 태풍, 지진, 산불 등 자연재해가 자주 발생하였고, 엎친 데 덮친다는 말처럼 올해는 폭우와 함께 태풍이 한반도를 향하여 연거푸 올라와 큰 피해를 주었으니 왜 이런 일들이 자주 발생하는 걸까요? 바로 인간들의 편리함 때문에 자연을 훼손하고 공해를 만들어내니 지구가 몸살을 앓고 있다고들 합니다. 그러고 보니 환경오염과 기후 위기를 가져오는 행위들은 우리 주변에서도 흔히 볼 수 있는 것 같습니다. 우리 집 옆의 펜션에서는 여름이면 음식 쓰레기가 하루에 한 자루씩 나옵니다. 먹지도 아니한 통닭, 썰지도 않은 고기, 신선한 채소 등등 많은 음식물이 쓰레기가 되어 나오고 있지요. 이곳에서 이럴진대 우리나라 전 관광지가 쓰레기로 넘쳐나겠지요. 언제부터인지 음식물을 버리는 문화가 우리 안에 깊숙이 스며들어온 듯합니다. 우리가 보기에도 가슴이 아픈데 하느님보시기에 얼마나 안타깝고 가슴 아프시겠어요? 지구 한쪽에서는 기아로 허덕이는데 또 한쪽에서는 흥청망청 지내니까요. 이 모든 상황을 바라보며 자연을 통하여 하느님께서 우리에게 경고를 보내고 계신 건 아닐까 하는 생각까지 해봅니다. 우리 인간들은 자연과 더불어 살아가야 하는데 고마움을 모르고 사는 것 같습니다.
그렇다면 이 어려운 시기에 우리가 해야 할 일은 무엇일까요? 하느님께서 창조하신 지구 공동체가 건강하도록 작은 것부터 하나하나 실천해나가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대중교통 이용하기, 가능하면 걷기, 일회용품 줄이기, 전기 아끼기, 물품 재사용하기, 쓰레기 줄이기와 분리수거 등 마음만 먹으면 일상 안에서 소소하게 실천할 수 있는 일이 많을 것 같습니다. 그리고 우리 힘으로 되지 않는 부분에 대해서는 주님께 의지하며 마음을 다하고 정성을 다해 기도를 올리는 것이 우리가 해야 할 일인 것 같습니다. 프란치스코 교황님께서는 지구를 “공동의 집”이라고 하시면서 이렇게 기도하도록 요청하셨습니다. “주님, 저희도 모든 사람이 필요한 식량과 자원을 누리며 살아가는 데에 이바지하게 하소서. 이 시련의 때에 도움이 필요한 이들, 특히 가장 가난한 이들과 힘없는 이들과 함께하시고, 저희의 두려움과 불안과 고립감을 희망으로 바꾸어 주시어, 저희가 참된 회심을 경험할 수 있게 하소서.”
하루빨리 코로나19가 종식되어 자유로운 삶이 되어야 하는데 걱정이 됩니다. “하느님 죄 많은 인간은 한 치 앞도 볼 줄 모릅니다. 우리가 지은 죄를 용서하시고 온 세상 모든 악에서 우리를 구원하소서. 아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