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28(토) 성 김대건 신학생의 네 번째 편지-4
< 이 서한에서 우리가 새겨야 할 영성 :
"하느님의 자비와 복되신 동성 마리아의 은혜로 위험 속에서도 무사하기를 바라는 간절함 " >
모든 상황이 불확실한 가운데 메스트르 신부님과 저는 12월 20일을 기하여 조선으로 출발할 준비를 하고 있습니다.
연락원들과 다른 여러 사람들은 이 계획이 무모하고 극히 위험한 일이라고 단언하면서, 조선과의 연락은 하느님께서
큰 기적을 행하시지 아니하는 하나 불가능한 일이라고 단정하며 우리의 계획을 반대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우리로서는 우리의 편의를 위해서가 아니고 다만 하느님의 영광을 위하여 이것을 계획하고 있느니만큼
조선에 들어갈 가능성이 있기만 하다면 무슨 위험인들 마다하겠습니까.
더구나 메스트르 신부님의 출발은 아직 확정된 것도 아닙니다. 신부님은 저에게 더 큰 어려움이 보태지지 않도록
저와 동행하기를 주저하고 계십니다.
스승님도 알고 계시는 바와 같이 위험이 없지 않고 또한 주위 상황과 저의 무능과 허약함이 이 위험을 확인시키고 있습니다.
그러나 우리는 하느님의 자비와 복되신 동정 마리아의 은혜로 위험 속에서도 무사하기를 바라고 있습니다.
여행에 필요한 물건은 벌써 다 준비되었고, 의복과 신발은 할 수 있는 대로 같이 묶어두었습니다.
조선에 들어갈 때는 더 쉽게 잠입하고 악마의 심부름꾼들 편에서 우리를 덜 주목하도록 거지로 위장할 작정입니다.
이곳은 모든 분들이 다 안녕하시고 저도 허약하나마 그럭저럭 건강을 누리고 있습니다.
이만 편지를 끝내면서 스승님께 의지하는 이 작은 아들을 하느님과 성모님 대전에 항상 기억하여 주시기를 청합니다.
만일 하느님께서 허락하시면 조선에 들어간 후에 저에게 닥칠 모든 사항에 대하여 신부님께 편지를 올리겠습니다.
지극히 좋으시고 공경하올 신부님, 내내 안녕히 계십시오.
공경하올 스승님께, 부당한 아들 조선인 김 안드레아가 인사드립니다.
- 네 번째 편지 요동(백가점)에서, 1842년 12월 9일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