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님께서 그대에게 복을 내리시고
관구장 박 M.안눈치아따 수녀
교회는 한 해의 첫 날, 1월 1일을 천주의 성모 마리아 대축일로 지내며 시작합니다.
하느님께서는 대축일의 독서 말씀을 통해 우리를 축복하십니다.
“주님께서 그대에게 복을 내리시고 그대를 지켜 주시리라. 주님께서 그대에게 당신 얼굴을 비추시고 그대에게 은혜를 베푸시리라. 주님께서 그대에게 당신 얼굴을 들어 보이시고 그대에게 평화를 베푸시리라.”
예수님의 벗이라는 이름을 지니신 사랑하올 벗님들과 가정에 주님의 축복이 가득하시고 영원히 머무시기를 빌며 새해 인사드립니다. 아울러 프란치스코 교황 권고 「복음의 기쁨」에서 발췌한 말씀으로 올 한 해의 우리 영적 여정을 사시도록 초대합니다.
♦ 감사
지난 한 해 동안 우리에게 무한한 사랑을 베풀어주시고, 새로운 2020년을 선물로 주신 하느님께 감사드립시다.
감사는 언제나 ‘강력한 무기’입니다. 하느님께서는 용서와 인내, 관용과 연민뿐만 아니라 사랑과 너그러움, 연대와 신의로 우리를 대해 주십니다. 하느님께서 베풀어 주신 이 모든 것에 대하여 묵상하고 진심으로 감사드릴 때에 비로소, 우리는 우리의 삶을 쇄신할 수 있는 생기를 주시도록 성령께 우리 자신을 맡겨 드릴 수 있습니다. 우리가 받은 모든 은총에 대하여 깨달을 때에, 우리는 경탄하고 감사드리지 않을 수 없습니다.
사랑하는 벗님 여러분, 가정에서 임무를 충실히 이행하고 있는 여러분께 감사드립니다. 하느님께서는 우리의 모든 한계와 죄에도 계속 우리를 신뢰하시고 믿으시고 지지해 주시며, 우리 또한 당신께 충실하기를 요구하십니다. 주님께서는 끊임없이 우리를 지지해 주시고 부르시며 우리에게 백배로 보상해 주시는 분이십니다.
♦ 기쁨
기쁨으로 자기 삶을 봉헌한 여러분께 감사드립니다.
이 기쁨은, 닫혀있고 매몰찬 마음이 아니라 날마다 하느님과 이웃에 대한 사랑으로 열린 마음이 되려고 노력하며 갈고 닦은 마음을 보여 줍니다. 이 마음은, 시간이 흐를수록 신맛을 내는 것이 아니라 풍미가 더해지는 좋은 포도주와 같습니다.
♦ 용기
‘여러분이 마음에 용기를 얻기를 바랍니다’(콜로 2,2 참조).
이 용기는 무엇보다도 우리 삶 안에서 성령의 활동으로 이루어지는 열매입니다. 고달픈 시련에 맞닥뜨렸을 때, 우리 모두는 위안과 용기가 필요합니다. “진심으로 아파하고 기도하면서 우리의 한계를 인정하지 않으면, 은총이 우리 안에서 더 효과적으로 작용하는 것을 막아 버리는 것입니다. 슬픔이 우리 삶이나 우리 공동체를 엄습할 기미가 있을 때, 두려워하거나 걱정하지 말고 확고한 마음가짐으로 성령께서 “무기력한 우리를 일깨워 주시고 우리가 무력감에서 벗어나게 해 주시도록” 다 함께 간청합시다. 그분께서는 우리에게 먼저 말을 건네십니다. “고생하며 무거운 짐을 진 너희는 모두 나에게 오너라. 내가 너희에게 안식을 주겠다. 나는 마음이 온유하고 겸손하니 내 멍에를 메고 나에게 배워라. 그러면 너희가 안식을 얻을 것이다”(마태 11,28-29).
♦ 찬미
“내 영혼이 주님을 찬송합니다”(루카 1,46)
성모 마리아를 바라보지 않고서는 감사와 용기를 말할 수 없습니다. 영혼이 칼에 꿰찔린 여인이신 마리아께서는(루카 2,35 참조) 우리에게 찬미를 가르쳐 주십니다. 찬미에는, 미래에 대한 전망을 열어 주고 현재에 대한 희망을 되찾게 해 주는 힘이 있습니다. 성모 마리아의 찬미 노래 안에는 성모님의 온 생애가 담겨 있습니다(루카 1,46-55 참조).
성모님께서는 “우리 생명의 포도주가 떨어지지 않을까 늘 살피시는 벗이십니다. 칼에 꿰찔린 영혼을 지니신 마리아께서는 우리의 모든 고통을 이해하시는 여인이십니다. 모든 이의 어머니이신 마리아께서는 정의를 낳을 때까지 산고로 고통받는 사람들을 위한 희망의 표징이십니다. …… 참 어머니이신 마리아께서는 우리 옆에서 함께 걸어가시고 우리와 함께 싸우시며 끊임없이 하느님 사랑을 우리에게 전해 주십니다.”
우리가 드리는 감사를 통하여, 찬미가 샘솟기를 바라고, 형제자매들에게 희망을 심어주는 새로운 열정이 일깨워지기를 바랍니다. 그리고 매 달 참여하는 스승 예수 벗 회의 하루 피정이, 주님께 우리의 사랑을 고백하는 은총의 시간이 되시기 바랍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