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년 9월 23일(목)
1846년 7월 30일 옥중에서 스승 신부님들께 보낸 김대건 신부의 열아홉 번째 편지.
이 서한에서 우리가 새겨야 할 영성은 "두려움의 극복과 공경" 입니다.
예수 마리아 요셉
지극히 공경하올 베르뇌 신부님, 메스트르 신부님, 리부아 신부님, 르그레주아 신부님께,
지극히 공경하올 여러 신부님께 한 장의 편지를 드리게 되니 공경심이 모자라는 듯합니다.
그러나 지금 제가 처해 있는 곳과 환경뿐 아니라 공경하올 신부님들께 대한 저의 정성과 애정이 이렇게라도 편지를
쓰지 않을 수 없도록 만들었습니다.
음력 3월경에 지극히 고귀하시고 공경하올 페레올 주교님이 분부하신 대로 저는 배를 타고 백령도에 갔습니다.
거기에 와 있는 중국 어선들을 통하여 여러 신부님께 보내는 라틴어 편지와 한문 편지를 전하였습니다. 그러나 그 후
그 편지는 모두 조선 포졸들에게 발각되어 압수 되었습니다.
돌아오는 길에 저는 4명의 신자와 함께 체포되어 다 같이 결박당하여 수도 서울로 압송되었습니다.
서울로 오는 도중에 여러 읍내에서 밤을 지낼 때마다 우리를 구경하기 위해 사람들이 모여들었습니다. 저는 마치 외국인처럼
체포되었습니다. 서울에 와서 보니 신자들이 잡혀왔습니다. 머지않아 현 가를로도, 교회를 위하여 활동하던 5명의 여교우와
함께 체포되었습니다. 또한 저의 집에 있던 돈과 제의 등의 물건도 압수되었습니다. 지급은 포졸들이 신자들을 잡으려고
사방에 파견되어 있다는데 누구보다도 공경하올 주교님의 복사인 이 토마스를 체포하려 한답니다. 주교님과 신부님도 체포될까 염려됩니다.
저는 편지 때문에 무수히 많은 심문을 당하였는데 이로 미루어 보아 이번에도 큰 박해가 일어날 듯합니다.....
이만 붓을 놓으며 공경하올 여러 신부님께 마지막 하직 인사를 드립니다.
머지않아 천당에서 영원하신 성부 대전에서 서로 만나 뵙기를 바랍니다.
열아홉 번째 편지 감옥에서, 1846년 7월 30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