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년 9월 22일(수)
1845년 11월 20일 서울에서 리브아 신부님께 보낸 김대건 신부의 열여덟 번째 편지.
이 서한에서 우리가 새겨야 할 영성은 "마음의 평화" 입니다.
지극히 공경하올 리브아 신부님,
우리는 9월 경에 강남을 출발하였습니다. 바다에서 여러 차례 폭풍우로 시달렸고 바람은 더욱 거세어져 키가 부러졌습니다.
그래서 배가 파손되지 않도록 돛대를 베어버리고 항해를 계속했습니다. 거센 역풍으로 우리는 제주도까지 떠내려갔습니다.
그 후 여러 날 걸려 강경이라는 항구에 도착하였고 하느님의 도우심으로 아무런 재앙 없이 신자들의 영접을 받았습니다.
지극히 공경하올 페레올 주교님과 공경하올 다블뤼 신부님은 주님 안에 평안하시고 조선말을 공부하고 계십니다.
우리는 메스트르 신부님과 토마스 부제를 영입할 여행을 준비하고 있습니다.
우리를 박해한 왕과 대신들은 아직 생존해 있습니다. 신자들은 현재로서는 평화롭게 지내고 있으나 또 다른 박해가 일어난다는
소문이 신자들을 동요시키고 있습니다.
금년 음력 7월경에 영국 함선 한 척이 제주도에 왔습니다. 그때 대신들과 백성들은 살해된 신부님들의 피를 보곡하려고 왔다고
생각하며 떨고 있었습니다. 이와 같이 조선에 서양 함선이 자주 드나드는 것은 신자들에 대한 외교인의 증오심을 자극하는 일입니다.
그들은 서양 사람들이 접근해 오는 것은 신자들이 그들을 초청하고 그들과 내통하기 때문이라고 믿고 있습니다. 어떤 외교인은
우리가 강남에 갔다 온것을 의심하고 탐사하면서 나쁘게 말하고 있습니다.
열여덟 번째 편지 서울에서, 1845년 11월 20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