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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의 수요일 전례 말씀 묵상
재의 수요일
재의 역할은 중요합니다. 교회는 참회의 상징으로 재를 축복하며 신자들의 머리에 재를 얹는 예식을 거행합니다. 사제는 재를 축성하며 “하느님, 겸손한 사람을 어여삐 보시고, 속죄하는 사람을 용서하시니, 저희 기도를 자애로이 들으시고, 이 재를 머리에 받으려는 주님의 종들에게 강복하소서. 저희가 주님의 은총으로 사순 시기의 재계를 충실히 지키고, 마음을 깨끗이 하여 성자의 파스카 제를 잘 준비하게 하소서” 라고 기도합니다.
사순시기를 시작하며 재의 수요일에 머리에 얹은 재의 의미를 잘 지켜 주님의 파스카 축제를 잘 준비하였으면 합니다.
오늘 미사 입당송은 사순시기를 지내는 우리의 신앙 고백이라 할 수 있습니다. 입당송 마지막 부분에 “주님, 당신은 저희 하느님이십니다.”라는 고백은 오늘뿐 아니라 주님을 직접 만나는 그 날까지 늘 고백해야 하는 우리의 신앙이 아닐까 생각됩니다. 어떻게 해서 주님이 우리 하느님일까요? 입당송에서는 바로 그 답을 말해줍니다. 첫 번째 주님은 모든 사람에게 자비하시고, 두 번째 당신이 만드신 것을 하나도 미워하지 않으시며, 세 번째 사람들이 회개하도록 죄를 덮어 주시고 용서하시니” 때문입니다.
사순시기가 시작되는 첫 날, 교회는 요엘 예언자를 통한 회개의 마음을 불러 일으킵니다.
당시 유다 사회는 전례를 찾아볼 수 없었던 메뚜기 떼의 공격으로 전국이 고통을 당하고 있었습니다. 곡식이 씨가 마를 정도였고, 사람들은 성전에 포도주를 따라 드리는 전제도 드릴 수 없을 정도로 극심한 궁핍을 겪었습니다(1,13). 이렇게 어렵고 큰 일은 그들의 조상 시대에도 없었고, 다시는 반복하지 않도록 후손들에게 알리라고 합니다.
이 일은 단순 자연 재해가 아니었습니다. 성경에서 메뚜기 떼는 하느님의 심판도구로 사용됩니다. 신명기 28,38에서 “너희가 밭에 씨를 많이 뿌려도 메뚜기가 그것을 먹어 치워 버려서, 너희는 조금밖에 거두지 못할 것이다.”라고 말하며 2 역대 7,13 에서는 “내가 하늘을 닫아 비가 내리지 않게 하거나, 메뚜기에게 명령하여 땅을 삼키게 하거나”라고 말합니다.
요엘서에서는 “마음을 다하여 나에게 돌아오너라.”하고 말합니다. 그리고 범 국민적인 회개를 하라고 합니다. 원로들, 아이들, 젖먹이들은 물론 신랑과 신부도 신방에서 나오게 하라고 초대합니다. 뿔 나팔을 불어 단식을 선포하고 거룩한 집회를 소집하라고 합니다. 백성들을 모아 회중을 거룩하게 하는 것이 바로 하느님의 마음입니다.
오늘 제2 독서를 이해하기 위해 코린토의 상황을 간단히 보습니다
코린토는 그리스의 오랜 역사와 화려한 문화를 자랑하고 있었습니다. 기원전 146년 로마제국의 침입으로 폐허가 되었지만, 로마제국의 율리우스에 의해 기원전 44년에 재건되었습니다. 사도 바오로가 선교활동을 펼칠 무렵에는 아카이아 지방의 주도가 되어, 로마인, 그리스인, 유다인, 동방인 등 혼합된 복수 민족 도시로 발전되어 있었습니다. 로마인들의 신전, 그리스인들의 신전은 물론 종교도 혼합된 도시였습니다. 여기에다 철학도 혼합되어 있었습니다. 항구 도시를 갖고 있어 무역 도시로서도 널리 알려져 있었습니다.
오늘 독서인 코린토 제2 권은 13권의 바오로 서간 중에서 사도 바오로의 삶과 선교 정신을 가장 세밀하게 보여 주고 있습니다. 바오로 사도가 손수 체험한 고통, 십자가에서 수난을 받으시고 부활하신 예수님과 일치를 이루는 사도의 모습을 가장 두드러지게 볼 수 있습니다.
사도 바오로는 자신의 신분에 대해 확실합니다. 그는 스스로 ‘그리스도의 사절’이라고 소개합니다. ‘하느님과 함께 일하는 사람’으로써 당부합니다. “하느님과 화해하십시오.” 사도 바오로가 말하는 그 이유는 분명합니다. 하느님께서는 죄를 모르시는 당신 아들 그리스도를 우리를 위하여 죄인으로 만드셨기 때문입니다. 이 하느님의 은총을 헛되게 하지 말라는 것입니다. “지금이 바로 매우 은혜로운 때입니다. 지금이 바로 구원의 날입니다.”
오늘 복음에서는 ‘사순 시기의 3가지 특징’(대중 신심과 전례에 관한 지도서 124항)인 자선, 기도, 단식에 대해 말합니다. 자선과 기도 그리고 단식은 칭찬을 받으려고 하는 것이 아닙니다. 사람들에게 드러내 보이려고 하는 것도 아닙니다.
프란치스코 교황님은 2021년 사순 시기 담화문에서 “단식과 기도와 자선은 우리의 회개를 가능하게 하고 드러냅니다. 가난과 극기의 길(단식), 가난한 이를 위한 관심과 사랑의 돌봄(자선), 그리고 자녀로서 하느님 아버지와 나누는 대화(기도)는 우리가 진실한 믿음과 살아 있는 희망과 실질적인 사랑의 삶을 살 수 있게 합니다.” 라고 말씀하셨습니다.
주님의 말씀으로 기도하고, 주님의 말씀 안에서 빛을 받아 사랑을 실천하고, 주님의 말씀을 가까이 하는 데 불필요한 것을 단절하는 사순시기가 되길 희망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