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사”는 감사를 낳는다!
알베리오네조 김복례 글라라
2019년 12월 10일 화장실에서 넘어져 갈비뼈 1개가 부러지고 어깨 인대가 찢어졌습니다. 수술은 못 하고, 머리는 다음날 결과가 나온다고 하는데 순간, 저는 한숨을 내쉬었습니다. “하느님! 머리만은 괜찮게 해 주십시오. 머리에 이상이 있으면 지금 죽는 편이 났습니다. 지금 데려가지 않으시려면 ‘머리는 괜찮다’고 해 주십시오.” 이렇게 수없이 기도를 했습니다. 다음날 떨리는 마음, 후들거리는 발걸음으로 의사 선생님을 만나러 갔습니다. “다행”입니다. 이 말이 얼마나 기쁘고 반갑게 들렸던지! 순간, 의사 선생님의 두 손을 덥석 잡고 “감사합니다. 감사합니다.”하며 연신 감사하는 마음을 전하였습니다. 하느님께도 “하느님! 또 살려 주셨군요. 두 다리로 걸어 다닐 수 있고 머리로 생각하게 해 주셨는데… 오! 하느님! 나의 하느님! 나의 아버지! 진심으로 감사합니다.” 이렇게 수없이 감사의 기도를 올렸습니다.
그로부터 며칠 후 월요일에 스승예수 벗모임이 있었는데, 마침 저희 알베리오네조가 봉사조 순서였지요. 아무도 모르게 가슴에 복대를 한 채 전철을 탔습니다. 전철을 세 번이나 갈아타고 수녀원에 도착하여 일정을 모두 마치고 귀가하는 저의 발걸음이 얼마나 가볍고 기뻤던지 마음은 천상 낙원을 갔다 온 기분이었습니다! 저의 이 마음을 누가 알까요? 하느님만이 아시겠지요?
요즈음 우리 집은 마치 사랑방을 차린 듯 매일 방문자로 북적 댑니다. 찾아오시는 분들이 음식을 가지고 와서 떡국 잔치를 하며 사랑을 나눈답니다. 그리고 앞으로 더 끈끈한 사랑을 나누고 좋은 소식도 전하고자 채팅방도 만들었답니다. ‘감사는 감사를 낳는다’고 했지요?
그런데 지난 설날 아들이 폭탄선언을 하여 깜짝 놀랐습니다. 아들이 어린 시절 아버지를 잃고 마음고생을 많이 한 탓인지 늘 몸이 약해 저는 걱정을 했습니다. 학원을 20여 년 동안 운영하고 있는데, 매년 수능이 끝나면 입술도 터지고 몸이 파김치가 되어 피곤해 하는 걸 지켜보면서 ‘이젠 그만하면 안 될까? 아니면 이직을 하던가?’ 이렇게 입버릇처럼 말해 왔습니다. 한데, “어머니! 우리 둘은 결정했습니다. 3년만 더 벌어서 성소 후원자가 될 것입니다. 어머니 돌아가시면 그 재산도 저희것과 합해서 어려운 신학생을 돕겠습니다. 제가 이루지 못한 꿈을 원없이 도와 우리나라에 많은 사제가 나올 수 있도록 돕겠습니다.” 순간! 천군 만군을 얻은 듯 가슴이 뻥 뚫리는 기분은 그 무엇으로도 형언할 수 없었죠. ‘하느님께서 너에게 지혜를 주셨구나.’ 하는 생각에 감사의 눈물이 쏟아져 한참을 울었습니다. 그날 밤 꿈같은 시간이 흘러 다음 날 아침 아들에게 전화를 했습니다. 그러자 아들은 “어머니! 오랫동안 생각해 왔습니다. 저는 꼭 하겠습니다.” “고맙다. 너의 깊은 뜻을 꼭 이루거라….”
하느님 감사합니다!
제가 이 글을 쓰는 이유는 어떠한 상황에서도 감사할 때, 꼭 감사할 일이 생긴다는 것입니다. “감사”는 기적을 만듭니다. 이 말씀을 전하고자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