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마다 위령성월이 되면
김희숙 M.베리따스 수녀
해마다 11월 위령성월이 되면 생각나는 분들이 계십니다. 그 중 한 분은 11월 26일 천상탄일을 맞으시는 창립자 복자 야고보 알베리오네 신부님이십니다. 신부님께서 직접 작성하시고 바치셨다는 기도문을 소개하고 싶습니다.
주님, 제게 멸시를 증가시켜 주소서.
저를 당신의 수난에 결합시켜 주소서.
내 죄에 대해 충분할 만큼 고통 겪게 하소서.
나 때문에 지은 죄들에 필요한 만큼
고통 받게 하소서.
뿌려진 씨앗에 대해서도 합당할 만큼
고통 받게 하소서.
고통 겪는 것과 기도하는 것으로
모든 제 영적 자녀들을 도와주소서.
제 아들딸이 받아야 할 모든 벌을
제게 지우소서.
저 자신을 그들을 위해 희생물로 바칩니다.
그들이 용서받을 수 있도록
당신이 원하시는 만큼 제가 고통 받게 하소서.
또 한 분은 한국 뉴질랜드 관구에서 한국인으로서는 첫 번째로 하늘나라로 가신 김정희 마리아 알렉산드라 수녀님이십니다. 교통사고(2003년 11월 3일)로 갑자기 선종하셨을 당시 수녀님의 나이와 올해 제 나이가 같아 수녀님과 함께 지냈던 날들을 회상하며 더 많이 생각 났습니다. 아래 기도문은 저의 죽음을 묵상하며 적어 본 것입니다.
선종을 위한 나의 기도
영원으로부터 저를 사랑하셨고
온갖 축복으로 함께 해 주신 삼위일체 하느님!
감사와 찬미를 받으소서.
폭포수처럼 쏟아주신 은총에 상응하지 못한
저의 모든 죄와 허물을 다 아시는 주님!
오직 당신의 크신 자비만 믿고 바라며
의탁합니다.
하느님이시면서 인간이셨던 스승 예수님께서
저와 모든 이의 구원을 위해
온갖 모욕과 배반
참혹한 수난과 십자가 죽음을
묵묵히 참아내시며 아버지께 바치셨듯이
저도 한 걸음 한 걸음 잘 따라갈 수 있도록 이끌어주소서.
제가 아직 몸은 땅에 있지만
마음과 지향은 하늘을 우러르며
천국의 출입문인 죽음에 이르기까지
주님의 뜻이 저에게 이루어지도록
마지막 순간까지 감사하며
인내롭고 기쁘게
산 이와 죽은 이들의 구원을 위해
바치고 드릴 수 있도록
생애 마지막 순간까지 함께하여 주소서.
아멘.
사랑하시는 가족들을 위해 줄 수 있는 가장 값진 선물은 신앙을 물려주는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아래의 기도문은 가족 한 사람 한 사람이 주님의 자녀로, 주님 안에서 성화되고 영원한 생명을 향해 나아갈 수 있도록 하는 마음으로 지은 기도문입니다.
가족을 위한 기도
주님! 저희 가족에게 베풀어 주신 모든
은총에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잠시 묵상)
저희 가족을 주님께 의탁하오니,
모든 악의 위험에서 구해주시고
주님 안에서 주님과 함께
성실하게 살아가며
현세적인 것에 집착하기 보다는
영원한 생명에 희망을 두고
지금 여기서부터
천국의 기쁨을 누리며 살아갈 수 있도록
축복하여 주소서. 아멘.
저와 제 동료수녀님들은 올해 서원 25주년을 맞이하였습니다. 이 지면을 빌어서 언제나 저희와 함께 해 주시며 기도와 봉헌으로 든든한 버팀목이 되어 주시는 스승예수의 벗 회원 한 분 한 분께 마음으로 감사 인사드립니다. 알게 모르게 받쳐주시는 기도의 힘으로 이 시간까지 항구히 살아올 수 있었음을 고백하며 고마운 마음 전합니다.
우리 모두는 저마다 바오로가족 수도회 울타리 안으로 부르심을 받아 스승예수님께서 맡겨주신 사명을 열심히 수행하고 있습니다. 이 세상에서는 주님께로부터 받은 은총의 부(副)를 서로 나누며 살다가, 훗날 천국에서는 바오로 가족 성인들과 함께 만나 끝없는 기쁨을 누릴 것을 생각하니, 마음 가득 설렘과 미소가 지어집니다.
특별히 이 한 달 동안 우리보다 먼저 가신 벗 회원들을 기억하며 그분들과 영적으로 보다 긴밀히 유대하는 날들이 되길 희망해 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