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미있는 전례 이야기
윤수진 마리아 수산나 수녀
6. 미사 때의 자세
Q : 미사 전례 안에서 서 있고 앉아있는 자세들에 의미가 있나요?
미사를 봉헌하며 우리는 몸의 자세와 동작들, 그리고 목소리를 통하여 우리의 마음과 생각을 드높여 주님께 찬미와 감사를 드리지요. 몸은 우리의 정신과 의지, 마음을 품고 있는 하느님의 작품이예요. 따라서 기도할 때 마음뿐만 아니라 우리의 몸까지도 의식을 하여 기도에 참여하는 것은 우리가 기도를 드리는 대상인 주님께로 우리의 정신과 마음을 모으는 데 큰 도움이 된답니다. 우리는 미사 전례 안에서 바르게 서 있는 자세를 통해 이 시간 우리와 함께하시는 주님께 대한 존경과 공경의 마음을 드러냅니다. 이러한 이유로 그리스도의 현존을 드러내는 사제의 입당과 퇴장, 그분의 말씀을 듣는 복음 선포, 그리고 주님의 몸을 모시는 성찬례와 영성체 예식 때 자리에서 일어나 서 있지요. 아울러 초대 교회 때부터 서 있는 자세는 교회 안에서 가장 보편화된 기도의 자세였기에 미사 때 사제와 회중은 모두 기도하는 부분에서 일어섭니다. 또한 미사 때 서있는 자세는 부활하신 주님과 함께 우리도 부활할 것을 믿는다는 신앙의 고백이자, 하느님 나라에 더 가까이 가고자 하는 우리의 바람, 갈망을 주님께 보여드리는 것이에요. 반면에 우리가 앉아 있을 때는 경청과 묵상의 시간을 갖게 됩니다. 복음 말씀 전 독서를 듣고 화답송을 바칠 때, 사제의 강론 말씀을 들을 때, 그리고 영성체 후 우리는 자리에 앉아서 말씀을 통하여, 사제의 입을 통하여, 그리고 성체를 통하여 들려주시는 그분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입니다. 그리고 그분께 우리의 마음의 소리도 들려 드리지요. 미사 때에 우리를 서 있게 하시고, 앉아 있게 하시는 분은 우리와 함께하시는 그리스도이십니다. 우리와 함께 하시는 주님의 현존을 의식하면서 취하는 우리의 자세들은 그 자체로 하나의 기도가 되지요. 아무런 의식 없이 습관적으로 자리에서 일어서고 앉는 게 아니라, 나와 함께 머무시는 주님을 떠올리면서 그분께 바치는 기도로써 서 있고 앉아있는 자세를 가져보세요. 분명 벗님들께서 미사 때 받으시는 은총의 크기가 더욱 커질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