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제를 위해 기도해야 한다고?
부산 벗 이갑연 아가다
20대 초반에 나는 누가 권유하지도 않았는데 혼자 성당을 찾아갔습니다. 세례 이후 바로 레지오와 청년회 활동을 하면서 참 즐겁고 행복한 신앙생활을 한 기억이 지금도 생생합니다. 레지오 활동 중 단장 언니에게서 들었던 이야기는 “우리는 사제를 위해 기도를 많이 해야 한다. 사제들이 세속화되는 것은 우리 기도가 부족한 탓이다.” 이런 이야기를 들었습니다. 세례 초년생인 나는 그 말이 와 닿지 않았고 이해가 잘 안 되었으며 사제를 위해 왜 기도해야 할까, 어련히 잘 사실까. 그런 생각을 했습니다. 그리고 몇 달 뒤에 그 언니는 수녀원에 들어갔습니다. 나는 성당 안에 있는 도서관에서 신앙 서적을 빌려서 많이 읽었던 기억이 나는데 세례 초기에 고 마태오 신부님의 「사랑의 지도」라는 책을 통해 사제를 위해 기도를 해야 하는 이유를 어렴풋이 알게 되었고 젊은이 성령 기도회 활동을 하면서 성령 세미나 강의 중에 이인복 교수님의 강의에서 사제는 신자들의 기도를 통해 힘을 받고 살아감을 알게 되었습니다. 이렇게 조금씩 신심이 자라면서 어느 피정 강론 중에 신부님께서 당신을 위해 하루 종일 묵주를 놓지 않고 기도해 주시던 어머니께서 이제는 아들 얼굴도 못 알아보시고 선종의 시간이 다가오자 “엄마처럼 나를 위해기도 해 줄 사람이 어디 있겠습니까?”라며 당신을 위해 기도를 해 달라고 간곡하게 기도요청을 하셨습니다. 저는 그 신부님을 위해 참으로 오랫동안 매일 기억하며 기도를 했습니다. 저는 세례 이후 쉬는 냉담 기간이 없었음에 이것 또한 은혜구나 하고 감사를 드립니다. 내 안의 영적 갈망 때문에 영적 양식을 찾아 많은 피정에 문을 두드리며 찾아다녔습니다. 그러던 중 또 한 번 사제에 대한 기도의 필요성에 대한 강의를 들었습니다. 김웅렬 신부님의 체험을 통해서입니다. 본당 사제를 뒷담화하는 장면을 목격한 신부님께서는 그 신자들을 향해 “사제에게서 예수님의 모든 모습을 기대하지 마라. 어떤 사제는 예수님 손의 모습, 어떤 사제는 귀의 모습, 어떤 사제는 입의 모습… 을 닮아 치유의 능력, 잘 들어주는 능력, 강론을 잘하는 능력 등을 보인다. 사제도 부족한 게 많다. 부족한 게 보이면 감실 앞에 나가 사제를 위해 기도하라.”라는 말씀이었습니다. 나의 긴 신앙생활에서 평소에 사제의 중요성과 사제를 위해 기도해야 함을 알고 작은 실천을 할 수 있었던 것은 앞에서 나눈 체험들 때문입니다. 메주고리예 성모님의 메시지도 항상 사제를 위해 기도하라는 당부의 말씀을 봅니다. 친구 따라 강남 간다고 친구를 따라 “스승예수 벗”에 나오게 된 나는 영성에 대한 강의를 통해 사제를 위해 기도하는 수도회임을 알았고 ‘주님께서 나를 참 잘 이끌어 주셨구나!’ 하고 깨달았습니다. 회원이 되고 나서는 사제를 판단하는 죄를 짓는 성사 거리가 점점 사라진 나를 발견하며 감사드렸습니다. 어느덧 은혜로운 영정미사를 받은 회원이 되면서 나를 위해 매일 6대 미사를 봉헌해 주시는 사제들을 위해 나도 매일 미사 중에 봉헌합니다. 영정미사를 받고 ‘죽기까지 포도나무에 달려만 있다면 이제 영적인 노후 대책은 완벽하게 했구나’라는 생각이 들었고 주님께서 사제를 위한 작은 기도 끈으로 나를 이끌어 주시고 계셨음을 느끼며 감사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