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활의 기쁨을 살며
스콜라스티카조 서혜석 글라라
† 하느님은 사랑이시다. 몇 년 전 어느 목요일 수녀원에서 성체조배를 할 때의 일이다. 갑자기 별이 튀었다. ‘무슨 메시지를 주시려나?’ 생각이 들어 한 번 더 일어났다가 앉았다. 똑같이 별이 튀었다. 무슨 일인지, 기도 마지막 부분 ‘사제들을 위한 기도’를 하는데 말이 잘 안 되는 것이다. 급하게 택시를 타고 집 앞에 내려 남편에게 내려오라 하니, 내 발음이 이상한지 병원으로 가자고 한다. 의사 선생님은 말을 해 보라 하셨고, 한두 마디를 하는데 ‘그만 하세요’ 하더니 응급실로 보냈다. 대학병원을 돌며 CT, MRI 사진을 찍었고 의사 선생님을 다시 만나니 언어장애, 뇌졸증이라고 하셨다. 이틀 뒤에 의사 선생님은 ‘혹시 신을 믿느냐’고 물으시더니 ‘신의 도움으로 기적이 일어났다’며 일반 병실로 보내주셨다. 나는 살려주심에 감사드리며 계속 주님의 도움이 있으리라 믿었고 묵주기도를 바치며 성모님의 전구에 의탁했다. 남편은 갑자기 찾아온 질병으로 장애인이 될지도 모르는 나를 지극 정성으로 간호해 주었고 일주일 후에는 퇴원할 수 있었다. 퇴원할 때 오른손과 발이 불편하여 통원치료를 받으러 다녔지만 얼마 후 주님께서는 멀쩡하게 다시 살려 주셨다. 그런데 6개월 후 남편이 “쿵”하고 갑자기 넘어졌다. 놀란 나는 남편과 함께 병원에 갔다. 폐암이란다. 그것도 기수도 없으며 치료하면 1년, 안 하면 3개월이란다. 눈에서 눈물이 흘렀다. ‘나 때문에 남편이 먼저 가는구나!’ 하는 마음에 너무, 너무 미안했다. 의사 선생님 말씀에 따라 남편은 항암치료와 방사선 치료를 받았고 나중에는 호스피스 병원에서 편안히 세상을 떠났다. 남편이 떠난 후 딸아이는 나를 혼자 두지 않고 자신의 집으로 데리고 갔다. 나는 딸의 집에서 2년 동안 요양을 하며 치료를 받았고, 지난 12월에는 아주 좋아졌다는 얘기를 듣게 되었다. 이제 나는 주님과 성모님과 함께 사랑하는 벗들이 있는 고향 같은 집으로 왔다. 비록 혼자이기는 하지만 마음에서 주님께 감사, 찬미, 영광, 흠숭을 드리는 기도가 우러나온다. 그리고 좋은 벗들과 함께 즐겁고 행복한 부활 시기를 보내고 있다. 덤으로 주신 삶, 오늘도 벗 회원으로 불러주신 주님의 은총에 감사드리며 코로나19로 비대면 성체조배를 하며 교회의 사제들, 수도자들, 신자들을 위해 기도하고 있다. 아멘. 알렐루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