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요 성체조배
대구 벗 김영숙 클라라
나는 매주 목요일 어머니와 함께 스승 예수의 제자 수녀원에 간다. 협력자 스승 예수 벗 회원인 우리는 매주 목요일 성체 현시가 된 성당에서 교회와 사제들을 위해 성체조배를 하며 성체의 사도직에 협력한다. 그리하여 목요일이 되면 아침부터 마음이 설렌다. 작은딸을 학교에 데려다주고 곧바로 어머님 댁으로 향하다 보니 약속 시각보다 한 시간 먼저 도착한다. 덕분에 동네도 한 바퀴 돌면서 여기저기 둘러보고, 새소리도 들으면서 산책을 즐기게 된다. 그러는 동안 어머니는 어김없이 약속 시각 정각에 나오시고 나는 어머니를 모시고 오전 10시에 성체조배를 하기 위해 스승 예수의 제자 수녀원으로 간다. 나는 수녀님들의 가장 귀한 시간을 우리 협력자들에게 보여 주시고, 신앙을 가르쳐주시고, 사랑을 나누어 주심에 깊은 감사를 드린다. 수녀원을 들어서면 수녀님께서는 늘 환하고 온화한 미소로 우리를 환대해 주시고, 열 체크 등 다소 번잡해진 입장 절차를 손수 도와주시면서 안부도 물으실 때 다정하신 수녀님들에게서 따스한 평화를 느끼게 된다. 먼저 선서한 벗님들의 인도에 따라 성당 안에 들어서면 이미 성체 현시가 되어 있고, 창설자 복자 알베리오네 신부님의 유해가 모셔져 있다. 몇 분의 수녀님들이 성체조배를 마치고 성체께 큰절을 드리고, 우리에게 눈웃음으로 인사하시면서 우리에게 기도하도록 자리를 내어 주신다. 곧이어 우리는 자신의 자리에서 주도자의 주송에 따라 성체조배를 시작한다. 성체께 드리는 흠숭 기도, 스승 예수께 드리는 기도, 그날의 복음 말씀을 듣고 묵상을 한다. 지향을 담아 바치는 묵주기도, 사제를 위한 대사제이신 예수님의 기도, 마침 기도를 바치며, 시작과 중간에 그리고 마침에는 성가를 부른다. 다음 시간에 기도하려고 오신 벗님들과 큰 절로 교대를 하면 성체조배는 마친다. 비가 오는 날은 빗소리를 반주 삼아서 주님께 나의 일주일간의 이야기를 풀어놓으며 찬미 드리고, 밖에서 공사장의 소리가 크게 들리는 날은 기도를 정해진 순서대로 집중해서 하다 보면 그 소리가 어느새 들리지 않는다. 또 어떤 날은 풀리지 않는 대인관계 및 나 자신의 문제들을 떠올리며 가만히 주님께 귀를 기울이고 있으면 번뜩이는 지혜로 해결의 열쇠를 선물 받기도 한다. 또 다른 날은 아무런 생각도 하지 않고 그대로 있으면 새소리가 들려와서 새들과 함께 내 마음의 노래를 이중창으로 주님께 불러드리기도 하는데 한 시간이 마치 1초처럼 훅 지나가 버린다. 수녀님께서 무더위엔 에어컨을, 추위엔 히터를 틀어 주실 때, 몸이 편안해져서 기분은 좋아지지만, 우리를 환대하시며 당신들에게는 아끼시는 연료를 아낌없이 쓰시는 배려에 괜스레 송구스러워지기도 한다. 매주 목요일 아침, 어머니와 벗님들과 함께 드리는 성체조배는 늘 나를 설레게 한다. 이렇게 성체조배를 하기 위해 어머니와 함께 오고 가는 길에서 우리는 일주일간의 이야기로 재잘재잘 소곤소곤 이야기꽃을 피운다. 행복하고 즐거운 목요 성체조배를 허락해 주신 주님과 존경하는 수녀님들께 감사 또 감사드린다. “내 영혼이 주를 찬송함이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