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떻게 여러분의 사랑을 숨겨둘 수 있겠습니까?
여러분의 성소에 맞갖게 표현하고 전파하십시오.
(복자 G.알베리오네)
(복자 G.알베리오네)
‘향기로운 오후, 주님과 함께’
‘축성 생활의 날-스승 예수의 제자 수녀회’
2월 2일(화), 오후 2시04분∼2시20분
광주가톨릭cpbc 평화방송(조미영 PD, 진행: 박소현 아나운서)
진행자: 저는 지금 스승 예수의 제자 수녀회에 나와 있습니다. 주님 봉헌 축일이자 축성 생활의 날을 맞아 쌍촌동에 위치한 수녀원을 찾았습니다. 수녀님 안녕하세요~! 먼저 한 분 한 분 소개를 부탁드려요.
마리아라우라 수녀: 저는 전례센터에서 일하고 있습니다.
마리아사비나 수녀: 저는 광주분원에서 주방도 하고 젊은 친구들도 만나고 어머니들도 만나고 있습니다.
마리아비앙카 수녀: 저는 주방 담당이고요. 가끔 시간이 나면 번역 일도 하고 있습니다.
진행자: 어떻게 수녀님들 본명이 다 마리아로 시작하시는 거에요?
마리아사비나 수녀: 저희 창립자 신부님이 마리아처럼 사제를 동반하고 마리아처럼 예수님을 세상에 내어주는 삶을 살으라고 이름 앞에 서원할 때 마리아를 붙여서 결국은 마리아의 삶과 정신으로 살으라는 뜻으로 이름을 그렇게 지어주셨습니다.
진행자: 스승 예수의 제자 수녀회~! 소개를 해주신다면요?
마리아비앙카 수녀: 저희 수도회는 1924년 2월, 이탈리아 북부에 있는 알바에서 바오로 가족을 창립하신 복자 야고보 알베리오네 신부님에 의해 창설된 국제수도회로써 한국에는 1965년에 진출했습니다.
진행자: 어떤 사도직 활동을 하고 있나요?
마리아라우나 수녀: 첫 번째로 말씀드릴 것은 성체조배입니다. 24시간 성체현시를 하고 돌아가면서 1시간 반씩 모든 수녀님들이 성체조배를 하고 있고요. 또 사제적 사도직이라고 사제들을 동반하는 삶을 살고 있습니다. 이런 전례사도직을 통해서 모든 전례용품들을 통해서도 사제들을 동반하는 것이죠.
진행자: 수녀님! 미사가 중단됐을 때 다양한 온라인 미사를 접하다보니 신부님들의 제의에도 관심이 많이 가더라고요. 오늘 특별히 주님 봉헌 축일 및 축성 생활의 날을 맞아 전례복에 대해서도 자세히 알아보고 싶은데요. 어떤 것들을 제작하고 있나요?
마리아라우라 수녀: 특히 제의를 생각할 수가 있습니다. 사제들이 입는 수단이나 셔츠, 장백의, 사제에게 필요한 모든 것들, 특히 미사 전례에 필요한 모든 것들을 기도 안에서 제작하고 있습니다.
마리아사비나 수녀: 일상복으로 입으시는 셔츠, 장백의, 복사복, 허리에 신부님들이 두르는 띠도 수녀님이 손으로 직접 뜨고요. 머리 끝부터 발끝까지 필요한 모든 것을 만듭니다. 제대 위에 차려지는 소품들을 다 만들고 있습니다.
진행자: 제의도 직접 수녀님들이 만드시는 건가요?
마리아라우라 수녀: 천 준비부터 디자인, 수놓기, 바느질까지 손수 다 하고 있습니다.
진행자: 수녀님은 이 곳에서 소임하신지 얼마나 되셨어요?
마리아비앙카 수녀: 저는 소임한지 40년이 다 되어갑니다. 특별한 기회에 수녀님들이 살고계신 분원을 방문했어요. 그때 수녀님들이 가난하게 살고 소박하고 기쁘게 사는 모습이 마음에 들었어요. 틈이 나면 자주 갔어요. 성체조배하시는 수녀님들 뒤에 앉아서 소소한 일상을 예수님께 말씀을 드리고 방문했는데 시간이 지나니 예수님께서 저를 방문하셨다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성체조배에 매료되어 입회하게 되었습니다.
마리아사비나 수녀: 저는 입회한지 20년이 지났어요. 우연히 성바오로수도원에 있는 서점에 계신 언니가 우연한 기회에 저희 수녀원인지 모르고 어디를 가자고해서 따라갔는데 저희 수도원이었어요. 그런 첫 만남을 계기로 나중에 수녀원에 초대받게 되었는데 성당에 들어갔는데 보이는 향연기가 안개가 곱게 핀 것처럼 살아있었고 수녀님들이 파란색 옷을 다 입고 계시고 기도를 하고 계신 거에요. 그 뒷모습을 보니까 여기가 천국이라는 첫인상이 들었어요. 그때부터 여기는 무엇인가하면서 다니기 시작했죠.
마리아라우라 수녀: 저는 1991년에 입회했습니다. 교리신학원을 다니고 있었는데 저희 수녀님 한분이 거기 다니고 계셨어요. 그 수녀님이 초대를 하셔서 따라갔는데 그 날이 마침 성소자 모임이 있는 날이었어요. 수녀님은 계획이 있었던 거죠. 그 자리에서 수도회 소개를 하는 걸 듣고 하니 마음에 와 닿았어요. 제가 찾던 게 그런 관상적인 분위기였거든요. 그렇게 매주 수녀원에 가다가 6개월만에 입회하게 되었습니다.
진행자: 스승 예수의 제자 수녀회에서 운영하는 스승예수전례센터~! 염주동성당과 교구청 사이에 위치해 있고 큰 대로변에 있어서 오며가며 많은 분들이 방문할 것 같은데.. 일반인들이 들어오기도 하나요?
마리아라우라 수녀: 주로 신부님들이나 수녀님들, 제대회원들이 사실 많이 오세요. 그런데 신자 분들도 자연스럽게 잘 들어오세요. 신자가 아닌 분들도 구경하고 싶다고 들어오기도 하고요.
진행자: 주로 맞춤만 하세요? 아니면 기성복도 준비되어 있나요?
마리아라우라 수녀: 제의를 신부님들 개인 치수에 맞게 맞추기도 하지만 본당용같은 경우는 어느 한분에 맞게 해놓을 수 없잖아요. 저희도 기본적인 사이즈를 항상 갖추고 있습니다.
진행자: 어떤 마음으로 만드세요?
마리아비앙카 수녀: 사실 사도직을 하면서 저희들이 오전, 오후로 고유하게 바치는 기도들이 있어요. 사도가 하는 모든 일은 사도직이기에 제의뿐만 아니라 모든 일을 시작하기 전에 기도를 하는데요. 특별히 제의에 수를 놓을 때, 사제서품식에 처음 입게 되는 제의야말로 의미가 남다른데요. 이 제의를 입고 매일 미사를 드릴 사제가 마지막 순간까지 사제로서의 품위를 지키면서 거룩하게 살다가 이 제의를 입고 생의 마지막 날 주님을 만나게 해달라고 기도하면서 제작을 합니다. 그 옛날 옷을 지어주시던 어머니들의 마음으로, 예수님의 옷을 지으셨던 성모님의 마음으로 하고 있습니다.
진행자: 만들면서 가장 특별했던 제의가 있으세요?
마리아라우라 수녀: 교황님께서 방문하셨을 때 저희가 교황님을 비롯해서 그 미사에 참석하는 모든 사제들의 제의를 제작했어요. 그 많은 것을 어떻게 해냈는지 사실 기적같아요. 총 2200벌이 넘었던 것 같아요. 그리고 제의 두 벌은 교황님이 가져가셨던 것으로 알고 있어요.
마리아비앙카 수녀: 그 날 미사가 평화와 화해를 위한 미사였어요. 제의 디자인은 우리 수녀님이 직접 하셨어요. 비둘기와 올리브 가지를 수놓았는데 비둘기 두 마리를 마주보게 했어요. 그렇게 수를 놓았습니다. 제의를 할 때도 천도 가장 소박하고 단순하게 교황님이 원하셨어요.
진행자: 수녀님~! 주님 봉헌 축일 및 축성생활의 날은 수도자들에게는 자신의 수도 성소를 위해 기도하는.. 더욱 더 특별한 날일 것 같은데요?
마리아사비나 수녀: 모든 수도회가 조금씩 다르긴 하지만 저희 수도회도 오늘 미사 중에 서원 갱신도 하고 개별적으로 수도 봉헌의 삶을 뒤돌아보면서 새로운 결심도 하고 늘 따라다니는 부족함을 위해 기도하면서 성찰과 축제의 분위기로 하루를 지냅니다. 특별히 루카복음에 나오는 예수의 부모가 성전에서 예수를 봉헌하는 장면, 예언자 시메온과 한나가 예수님을 맞이하는 모습, 그 안에서 하느님의 법을 따르고 성령의 인도에 순명하는 수도자들의 모델을 보면서 하루를 예수님을 위해서 거룩하게 되고 봉사하고 수도자의 삶을 잘 살겠다고 결심하면서 지내고 있습니다.
진행자: 수도자로 살아오면서 가장 보람 있거나.. 수도자의 길을 가길 잘했다고 생각한 적이 있다면.. 언제세요?
마리아라우라 수녀: 전례센터에서 사도직을 하고 있다 보니까 오시는 손님들 중에 어려움을 갖고 있는 분들도 계세요. 그런 어려운 사연들을 모아서 자연스럽게 대화가 돼요. 그 분들의 이야기를 가만히 들어주기만 해도 그 분들이 스스로 답을 얻고 평화롭게 가시는 상황들을 보게 되는데요. 그 상황들을 보면서 저는 사실 아무것도 하는 게 없거든요. 수도자라는 존재만으로도 하느님께서 도구로 쓰신다는 것을 느낄 때 감사하다는 생각이 들고요. 저도 이런 상황 안에서 하느님을 체험하게 됩니다. 하느님을 만난다는 것은 어떤 특별한 순간이 아니라 일상의 작고 사소한 삶의 순간들인 것 같아요.
진행자: 성소자들이 줄고 있는데 스승 예수의 제자 수녀회는 어떤가요?
마리아라우라 수녀: 그래도 간간히 젊은이들이 찾아오고 있는 것에 감사해요. 사실 저희는 본당활동을 하고있지 않아요. 그런데 요즘 인터넷이 발달되어있다 보니까 자기들이 성소를 지향하고 있으면 인터넷으로 수도회의 영성을 잘 찾아보는 것 같아요. 인터넷으로 알아보거나 성소모임을 통해 찾아오는 경우가 있는 것 같아요. 그래도 일 년에 한두명, 작년에는 세명 들어왔습니다.
진행자: 수도자의 길을 가고자 희망하는 성소자들에게.. 교구민과 청취자들에게 끝으로 한 말씀 남겨주신다면요?
마리아비앙카 수녀: 광주대교구 교구민들과 청취자 여러분, 피로 획득한 이 민주주의의 땅, 빛고을에서 저희들은 정스러운 사람들을 참 많이 만났습니다. 오로지 주님을 따르는 제자라는 이유로 많은 사람들의 사랑을 받으며 수도자의 길을 걷고 있습니다. 드러나지 않지만 저희의 기도와 존재방식이 힘겨운 시간을 살아가는 여러분 모두에게 빛과 위로와 희망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그리고 누군가가 여러분을 늘 기억하며 기도하고 있다는 사실을 꼭 잊지 말았으면 합니다.
진행자: 주님 봉헌 축일 및 축성 생활의 날을 보내며 주님의 부르심에 응답해 봉헌의 삶을 걸어가는 수도자들을 기도 중에 기억하고요. 우리 또한 일상 안에서 주님의 부르심을 듣기 위해 노력하는 하루하루가 되어보면 좋겠습니다. 생생 교구속으로, 오늘은 주님 봉헌 축일 및 축성 생활의 날을 맞아 스승 예수의 제자 수녀회에서 전해드렸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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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 2021-02-02 15:36:31 최종수정일 : 2021-02-02 15:36:31